▲24일 경기 수원고등법원 후문 앞 길목. 왼쪽은 신천지 홍보 현수막, 오른쪽은 전국신천지피해자가족연대(전피연) 피켓ⓒ데일리굿뉴스

신천지 이만희 교주 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평소 정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신천지 특성과 달리 최근에는 법원 인근에 대놓고 현수막을 내 거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오후 1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항소심 3차 공판이 열리기 1시간 전에 이미 수원고등법원 입구 곳곳에는 신천지를 홍보하는 플래카드와 포스터 등이 비치됐다.

인근 도로에는 신천지 홍보물을 부착한 차량 2대가 주위를 계속 맴돌기도 했다. 차량에는 '예수님 이후 재림의 오늘날 생명나무와 선악나무가 출현했습니다', '마지막 7째 구원의 나팔. 예수님의 예언대로 이 땅에 왔습니다' 등 이만희 교주를 상징하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24일 경기 수원고등법원 입구 앞 신천지 홍보 차량ⓒ데일리굿뉴스

이 교주의 1심 재판이 열린 지난 1월만 해도 신천지 교도로 추정되는 이들이 법원 근처에서 무리 지어 서성일 뿐, 대놓고 정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신천지는 지난달 7일 항소심 1차 공판부터 '신천지 성도는 나라와 국민을 사랑합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의 진리의 말씀을 전하고 이웃 사랑과 나눔이 가득한 아름다운 신천지입니다' 등 신천지를 미화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길거리 포교 마냥 아예 신천지 교리가 담긴 패넬을 세워두고 차량까지 동원해 홍보에 나섰다. 신천지가 코로나19 이후 은밀하게 펼쳤던 모략 포교전략을 공개 방식으로 바꾼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부산 장신대 탁지일 교수(현대종교 이사장)는 "이러한 모습은 최근 신천지가 취하는 오픈포교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 선전판의 경우 이전부터 있었지만, 단순히 성경 공부하러 오라는 우회적 문구만 있었다"며 "최근 신천지 단체명을 대놓고 밝히고 홍보한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24일 경기 수원고등법원 후문 앞 신천지 현수막ⓒ데일리굿뉴스

또 '신천지 성도는 나라와 국민을 사랑합니다'라는 식의 문구 사용은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라는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이단 전문가들은 '에펠탑 효과'를 노린 것으로 봤다. 에펠탑 효과는 처음에는 싫어하거나 무관심했지만 대상에 대한 반복 노출이 거듭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반복적으로 노출함으로써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나아가 본인들도 코로나19 확산의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탁 교수는 "신천지가 예전에는 우리 말이 절대 진리라는 주장만으로 접근했다면 코로나19를 겪은 후로는 본인들이 문제 있는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 급급해하고 있다"며 "봉사활동 등을 이용해 지역사회 곳곳에 침투해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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