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해서 꽃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결국 그녀는 다
    ▲전명주 씨 ⓒ데일리굿뉴스
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플로리스트가 됐다.

그렇게 20대 초반부터 플로리스트로서 열심히 살아왔다. 결혼과 두 아이의 엄마로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왔지만, 문득 자신을 전혀 돌보지 않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그때부터 사회에서 뭔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꽃과 식물을 가꾸는 사람으로서 어떤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2019년 가을 무릎관절염, 허리디스크 등으로 거동할 수 없는 엄마와 같은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경남 사천에서 원예치료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전명주 씨(사진, 42·여)의 봉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전 씨는 당시 봉사라고는 해 본 적이 없던 상황이었지만 인터넷으로 집 근처의 노인시설을 찾아 봉사를 하고 싶다고 의뢰한 후 프로그램 계획서를 제시했다. 그 후부터 경증치매노인과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인지와 감각자극, 정서 지원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원예치료봉사를 매주 시행해오고 있다. 봉사를 위해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의 복지원예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원예치료는 경증치매 노인이나 우울증 환자 등 대상자에게 전문치료 원예사가 원예 활동을 통해 정신적·신체적 향상을 도와주는 일종의 치료 방법이다.
 
 ▲전명주 씨로부터 드라이플라워 액자 만들기 교육을 받고 있는 노인들. ⓒ데일리굿뉴스

전 씨는 이후 평소 원예치료 마을 교사를 맡아 마을 학교를 운영하는 등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매주 목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해 1∼2시간씩 활동해왔고 지금까지 어겨본 적이 없다.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꽃과 소품 등 여러 가지 재료가 필요하다. 봉사활동 장소를 소개하는 행정 기관에서 재료비 일부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턱없이 부족해 모자라는 부분은 사비로 충당한다.

전 씨는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 100만 원가량의 부재료를 사놓고 시작했다. 부재료 외 원예치료 주 재료비는 1회 1인당 평균 1만 5,000원 정도”라며 “보통 10명 안팎인 곳은 제 사비로 사용하고, 20~30명 이상인 곳에서는 1인당 2,500원~5,000원 정도의 재료비를 받고 나머지는 제가 부담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 씨의 원예치료 자원봉사의 대상자 대부분이 경증치매 노인이지만 가끔 우울증 환자, 학생 등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그녀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500명이 넘는다.
 
 ▲하트 꽃다발 만들기 교육을 받고 있는 노인들.  ⓒ데일리굿뉴스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 남들보다 몇 배나 느리지만 편마비가 오지 않은 한 손으로 끝까지 작품을 완성해내는 모습, 꽃을 꽂고 향기를 맡으며 엷은 미소를 지으시는 모습 등 원예치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났다.

상당수 대상자가 자신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느끼며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특히 모 고교의 원에치료 수업을 잊지 못한다. 수업시작 전 핸드폰을 끄라는 요구를 거부하던 몸에 문신을 지닌 아이들이 수업이 시작되고 책갈피를 만들기 위해 압화(누름꽃)를 나눠주자 수업에 집중하면서 식물에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고 그들이 어느새 변화됐다.

전 씨는 지난해 창원에서 열린 경남자원봉사대회인 ‘2020 이그나이트 경남대회’에서 사비로 이어가는 자원봉사활동과 대상자의 변화 과정, 봉사의 바다에 뛰어든 마음 등을 발표해 참석자들을 감동시켰고 우수상을 받았다.

전명주 씨는 “원예치료 자원봉사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동참해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손길이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제가 움직일 수 있는 동안에는 언제까지나 원예치료 자원봉사를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김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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