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석탄 부족 등으로 전력난을 겪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중국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전력난으로 제조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르자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석탄 가격 급등으로 발전소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장쑤성을 포함한 지방 성 정부 절반가량이 전기 배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17일부터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최근 장쑤성 정부가 철강, 시멘트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산업의 전력 공급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연간 110만t의 스테인리스강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다. 

포스코 측은 “장가항포항불수강을 비롯해 장쑤성 내 철강 기업들이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며 "10월초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리온 역시 전기 사용제한 통보를 받고 지난달말 심양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오리온은 “나머지 5곳은 정상 가동 중"이라며 "다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데다 재고도 있어 판매와 유통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산둥성에서 굴착기 생산 공장 등을 둔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내 공장의 전력 수급이 어려워지면 일부 공정을 야간으로 조정한다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장쑤성에 이차전지(배터리) 양극재 생산 공장과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각각 두고 있지만, 9월말 기준 전력 문제없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역시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으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쑤성 우시에 D램 공장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와 광둥성 광저우 공장을 운영하는 LG디스플레이도 언제든 가동 중단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은 화력 발전소들이 석탄 가격 급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용 석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금지한 영향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앞서 호주 정부가 화웨이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 사업 참여를 배제하고 코로나19 사태에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자 중국 정부가 보복 차원에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문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에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보여주겠다’며 화석연료 줄이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전력난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난방으로 인해 석탄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 중국 전력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중국의 탄소중립을 알리는 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업계 어려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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