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교단 17명이 아이티 갱단으로부터 납치를 당했다. 갱단은 21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갱단 '400 마우조'의 두목 윌송 조제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요구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 미국인들의 머리에 총알을 박을 것이라고 맹세한다"고 말했다. 조제프는 지난해 12월부터 살인, 납치, 차량 절도, 트럭 탈취 등의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아온 인물이다. 

앞서 '400 마우조'는 선교단 몸값으로 1인당 100만 달러씩 총 1,700만 달러(약 200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기독교 자선단체 소속의 미국인 16명과 캐나다인 1명으로 이뤄진 선교단은 지난 16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 크루아데부케의 보육원을 나오던 길에 괴한들에 끌려갔다. 피랍자 중엔 생후 8개월 아기 등 미성년자 5명도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도 자국민 구출을 위해 연방수사국(FBI)을 동원해 아이티 수사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지만 몸값을 지불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리브해 극빈국 아이티에선 정치·사회 혼란 속에 최근 1∼2년 새 몸값을 노린 범죄조직의 납치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가 올해 들어 취합한 납치 건수만도 800건에 육박하고 있다. 

 

[백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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