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평신도들은 어떤 기준으로 교회를 선택하고, 어떤 부분에서 교회 생활의 만족감을 느낄까. 교회 선택에 관한 개신교인들의 동향을 조사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25일 '평신도의 교회선택과 교회 생활 만족도에 대한 조사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데일리굿뉴스

교회 만족도, 종교적·사회적 요인 중요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평신도의 교회선택과 교회 생활 만족도에 대한 조사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개신교인들의 동향을 알아보고, 평신도들의 교회 선택 요소와 선택한 교회에 대한 만족감을 파악해 교회 생태계와 지형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가 20세 이상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신도들이 교회를 선택하는 요소로는 '집과의 거리'를 꼽은 응답자가 2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모태신앙·어려서부터 다녀서'란 이유가 17.7%, '담임 목회자 설교'가 17.4%, '부모와 결혼 등 가족의 권유'가 13.5%로 나타났다.
 
교회에 정착하게 된 이유 역시 '집과의 거리'가 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목회자의 설교'와 '예배 분위기'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는 교회를 선택하고 정착하게 되는 요인으로 목회자의 설교보다 집과의 거리를 꼽은 응답자가 더 많았다. 반면 40·50대는 목회자의 설교, 60대 이상은 목회자의 인격을 중시했다.
 
또한 교회 만족도에 대한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예배 분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용근 대표는 "예배 분위기는 여러 가지 성격을 가질 수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배 분위기 다음으로는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인정받는 것이 교회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성도들이 예배 분위기라는 종교적 요인과 지역사회와의 관계라는 사회적 요인을 함께 만족시키는 교회를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응답자 73.8% "교회 이탈, 개인 아닌 교회 책임"
 
가나안 성도에 관한 성도들의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설문도 있었다.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는가'에 대한 응답으로는 33%의 교인이 교회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22%는 일명 가나안 성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계 내 10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가나안 성도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대해 정재영 교수는 "이중 남성과 20대, 블루컬러(공장직 노동자), 장로와 권사, 안수집사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는데, 이는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성도들이 가나안 성도가 된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가나안 현상'은 누구의 책임일까. 응답자 중 73.8%가 교회에 책임을 물었고 10.8%만이 떠나는 사람 자신이라고 지목했다. 교회를 떠나는 이들에 대해 이른바 '교회 반대 세력'이라는 비난이 이는 가운데, 평신도들의 상당수는 이들을 떠나게 하는 교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30대 교인들의 특징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30대 교인들은 한 교회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비율이 6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교회 충성도와 봉사도도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교회를 떠날 의향은 타 연령 대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30대라는 나이가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육아와 직장에 몰입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교회 관여도가 낮아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20대 청년들을 끌어주기 위해선 30대 교인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한 만큼,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함께 해결하려는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