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곳곳에 '마칭까혼' 보내고 싶어요"
박준형(27ㆍ궁정교회) 씨는 최근 크라우드펀딩 텀블벅(대표 염재승)에서 휴대용 리듬 악기 '마칭까혼(Marching cajon)'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마칭까혼이란 악기를 통해 교회가 부흥되고 선교의 도구로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직육면체 상자 모양의 '까혼(cajon)'은 페루의 타악기로 '상자'란 뜻을 가지고 있다. 까혼은 연주자가 앉은 상태에서 치는 것이 보통이다. 젬베와 함께 버스킹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악기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마칭까혼'은 까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휴대하기 편하게 만든 것이 큰 장점이다. 기존 까혼의 3분의 2정도 크기에 무게도 약 1kg로 장시간 연주에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제작했다. '마칭'이라는 이름은 서서 이동하는 악단인 '마칭밴드'에서 따왔다.
"까혼은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루기 어렵지 않은 악기에요. 작은교회에서는 드럼을 치기 부담스럽거나 어울리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런 면에서 마칭까혼은 드럼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악기죠."
박 씨는 텀블벅 프로젝트를 하면서 '미션펀드'를 통해 아프리카에 보낼 마칭까혼을 만들기 위한 모금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짐바브웨, 콩고, 토고 지역이 확정됐다. 악기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해외선교팀과 음악선교부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한 선교사님에게 아프리카 사람들이 까혼이라는 악기를 좋아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예배를 위한 악기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모금도 시작했습니다. 선교 현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하나님의 인도 따라 가는 길…앞으로가 기대돼요"
상명대학교에서 가구조형학과를 전공한 박 씨는 대학생선교단체와 기독인학생연합에서 대표를 맡으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가구제작의 길에 뛰어든 건, 한 목사님으로부터 강대상 제작 의뢰를 받으면서부터였다. 그렇게 하나 둘 강대상을 만들거나 교회의 요청을 받아 나무십자가를 제작해왔다. 최근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101회 총회 때 전시된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에 참가해 아라랏 산을 만들기도 했다.
"가구를 전공하고 졸업은 했지만, 이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어요.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하나님은 작은 일이라도 무엇인가에 집중할 때 비전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박 씨는 자신이 묵상한 성경의 내용을 캘리그라피나 그림으로 그려 SNS에 올리고 있다. 창세기 1장이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묘사한 그림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작업한 작품들을 액자로 만들어 판매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작은 공방을 열어 매 순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싶다는 박준형 청년. 마칭까혼이라는 악기가 선교 현장 곳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쓰임 받길 기대해본다.
한편, 마칭까혼 프로젝트는 12월 31일까지 텀블벅((https://tumblbug.com/marchingcajon)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