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에 잃은 시력…덕분에 하나님의 눈으로 살게 됐죠"

박은정(nemo.8626@gmail.com)

등록일:2016-12-23 16: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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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베스트셀러 <낮은 데로 임하소서>의 실제 주인공인 안요한 목사. 37살의 젊은 나이에 시력을 잃고 지난 30여 년을 오직 시각장애인의 재활치료와 복음전도에 앞장서 왔다. 앞을 볼 수 있었던 지난 37년보다 하나님의 눈으로 살아가는 지금이 행복하고 감사하단 안요한 목사를 직접 만나봤다.
 
 ▲장애를 극복하고 시각장애인 재활을 돕는 새빛맹인선교회 안요한 목사를 만났다.ⓒ데일리굿뉴스
 
문전박대 당하던 맹인에서 목사가 되기까지
 
해외를 오가며 미래가 보장된 삶을 살았던 37살의 안요한 목사.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원인 모를 실명. 시각장애인의 삶은 안 목사의 삶을 뒤바꿔버렸다.
 
당시만해도 시각장애인은 사람들에게 죽은 사람과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삶은 좌절과 절망으로 가득 차 버렸고 곁을 지켜줬던 아내와 두 딸마저 안 목사를 떠났다. 안 목사는 시력을 잃었을 뿐인데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눈이 안 보이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두려웠어요. 살아갈 자신도 없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야 했어요."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자 그는 한 순간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배고픔에 굶주려 남의 집 문을 두드리며 구걸을 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그에게 가장 부러운 사람은 눈 뜬 거지였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이 안 목사에게 주신 여호수아 1장 5절의 말씀은 그의 삶을 목회자로 바꾸게 했다.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 내가 어디든지 너와 함께하겠다' 이 말씀이 저를 지금까지 살게 만들었습니다. 말씀을 읽은 후 젊은 시절 하나님을 무시하며 세상에 빠졌던 저의 죄를 되돌아보게 됐죠."
 
이후 안 목사는 여러 선교단체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신학대를 졸업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길거리를 방황할 때 남의 집 앞에 쭈그려 앉아 하나님께 기도를 하곤 했어요. '나와 같은 맹인들을 위해 밤에는 잠자리를, 배고플 때는 먹거리를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요. 그때 하나님께 약속했던 것을 하나 둘씩 이뤄가고 싶어요."
 
시각장애인 재활 위한 선교단체…17명 목회자 배출
 
현재 안 목사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기관과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새빛맹인재활원은 중도실명자들을 돕기 위해 점자교육과 보행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맹인요양원인 '새빛요한의 집'을 세워,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어르신들의 노후를 돌봐주고 있다. 이밖에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등 6개국에 맹인선교회를 설립했다.
 
안요한 목사는 시각장애인들을 돌봐주는 복지를 넘어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100여 명이 활동하는 선교회에서 17명의 시각장애인 목회자가 배출됐다.
 
"제가 하는 사역은 복지가 아니라 사랑이에요.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다른 분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란 쉽지 않아요.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감동이 전해져야 되기 때문이죠. 그래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제2의 인생을 예비해주셨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안 목사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하는 한 영혼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눈이 보이는 목회자들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만 가려고 하죠. 하지만 저는 사람이 많으나 적으나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같은 마음으로 말씀을 전하게 돼요. 눈이 안 보이는 덕분에 '한 영혼은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을 실천하게 될 수 있게 된 것이죠."
 
한편 이러한 안요한 목사의 삶은 1981년 소설가 이청준 씨가 집필한 <낮은 데로 임하소서>에 그대로 담겨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 책은 당시 118쇄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듬해인 1982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끝으로 안 목사는 "시각장애인들이 질병 때문에 신앙을 포기하지 않도록 한국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교회 내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사역이 많아져 맹인교회가 없어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요한 목사는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고자 새빛낮은예술단을 만들어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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