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내년 당장 적용 않는다…폐기 가능성도

정원희(juventus88@hanmail.net)

등록일:2016-12-27 17: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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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내년 3월 시행 예정이었던 역사교과서 전면 국정화 계획이 1년 유예될 방침이다. 유예기간 이후에도 학교 선택에 따라 국정과 검정교과서가 혼용된다.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역사교과서 현장적용 방안’ 관련 브리핑을 갖고 있다.

교육부, 1년 유예 후 국ㆍ검정 혼용 계획 발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역사교과서 현장적용 방안’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담화에서 “2017학년도에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올바른 역사교과서(국정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고 다른 학교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18학년도에는 새로 개발된 검정 교과서와 국정교과서 중에서 학교가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고 역사교과서의 질을 전체적으로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교육부는 약 4주 동안 국민들과 학교 현장 교사들에게 의견수렴을 받은 바 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현장검토본 웹 공개 사이트를 통해 제출된 의견은 총 3,807건인 가운데, 세부적으로는 △교과서 내용 관련 1,630건 △오탈자 67건 △비문 13건 △이미지 관련 31건 등이었고 △국정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 등 기타 의견이 2,066건으로 집계됐다.
 
이 부총리는 “올바른 역사교과서 웹 공개 과정에서 보여준 높은 관심과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질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정이냐 검정이냐 하는 교과서 발행체제에 대한 논쟁이나 그동안 있어왔던 이념적 갈등이 새로운 역사교과서 교육 체제를 통해서 해소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자라나는 미래 세대들이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균형 잡힌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기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학계와 시민단체, 국회, 시ㆍ도 교육청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수된 의견을 토대로 학교 현장에서 혼란 없이 안정적으로 역사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특히 내용과 관련된 의견에 대해서는 국사편찬위원회로 전달해 각 단원 집필진들이 학문적 타당성과 교육과정과의 부합성 등을 기준으로 반영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내년 1월에 나올 교과서 최종본에 수정ㆍ반영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 고시할 때부터 줄곧 “내년 전국 모든 중ㆍ고교에서 국정 교과서를 사용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던 교육부가 일보 후퇴한 것으로, 강행과 철회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놓은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이는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워낙 높았던 것과 더불어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동력이 크게 떨어진 것도 입장 변화의 주된 원인으로 보여진다.
 
 ▲2017학년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 1년 연기됐다.

교육감들 "미봉책 불과…즉각 폐기해야"
 
그러나 이 같은 1년 유예 방침에도 각 지역의 교육을 관장하는 시ㆍ도교육감들은 대부분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이재정 교육감(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 발표 직후 “국정 역사교과서 전면 적용 유예 방침은 교육부 스스로 문제점을 밝히지 않고 은폐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반헌법적, 비민주적, 반교육적 방식으로 추진한 박근혜 교과서 자체를 즉각 중단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으로 학교현장과 학생들에게 혼란을 준 교육부는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국민과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부산과 인천, 광주와 경남, 경북, 전남, 충북, 강원 등 각 지역 교육감들도 일제히 교육부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꼼수” “미봉책”이라고 일컬으며 유감을 표했고, △구매 대행 업무 거부 △역사교사 대상 역량 강화 연수 추진 △역사 수업 미실시 △수업자료 및 교단지원자료(보완교재) 개발 등 관할 지역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방안대로 학교에 따라 다른 교육과정이 적용될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학교 지정 과정에서 학교장과 학부모ㆍ학생들 사이의 갈등 가능성도 우려했다.
 
결국 교육부의 태도 변화로 인해 고스란히 학교 현장만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2018년 국정교과서의 실제 사용 여부를 차기 정부로 전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이 현재 국정교과서 금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만약 내년 조기 대선이 치러져 정권이 바뀐다면 국정교과서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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