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150만 크리스천이 테러 위협을 감수하고 대규모 종교행사를 개최했다는 소식이다.
 
▲ 블랙 나자렌 축제에 참여한 인파
 
로이터 통신은 “수많은 필리핀 크리스천이 ‘블랙 나자렌’이라고 부르는 수백년 된 커다란 십자가를 들고 마닐라 시를 거닐었다”고 보도했다.
 
블랙 나자렌 축제는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기독교 신앙을 표출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매년 1월 9일 필리핀 기독교인들은 블랙 나자렌을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 ‘블랙 나자렌’은 ‘검의 예수 그리스도’라는 의미로, 운반 과정에서 화재로 예수의 얼굴이 검게 변해 블랙 나자렌이라 불리게 되었다.
 
1606년 스페인 선교사에 의해 필리핀에 반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십자가 상은 치유의 힘이 깃든 것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축제에 참여한 크리스천은 이 십자가를 만지는 것으로 자신의 병을 치유할 수 있길 염원한다.
 
英 BBC는 “이슬람 테러단체의 활발한 활동에 현지 경찰과 외국 대사관은 축제 참가자들에게 테러 발생 경고를 전달했으나, 축제는 무사히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2016년에는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이번 축제에서는 약 20명의 참가자가 경미한 부상을 입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행운이란 열심히 일하고 인내하는 데 기인한다. 포기하지 않고 기도를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응답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수백만 명이 모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희생을 감내하는 블랙 나자렌을 기리는 것은 신앙을 표출하는 경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간 예수에 대한 신앙을 표출했으나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리는 그간 부조리와 거짓에 기도와 종교적 신념으로 대항해 왔다. 정권남용과 부패는 우리의 영혼을 좀 먹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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