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식 칼럼] 거룩한 교회가 소망입니다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

등록일:2017-01-12 18: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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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식 목사ⓒ데일리굿뉴스
소망이 없는 삶은 참으로 서글픕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인생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습니다. 가야 할 길을 알고 가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빠른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바르게 가지 않는 시간은 사실상 무가치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망이 분명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시간을 행복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종종 세상을 한탄하고 욕을 해대는 사람들을 봅니다. 이들은 자신을 학대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탓하고 실의에 빠집니다. 급기야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종교를 가진 적이 없던 사람도 절망의 순간이라 느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주위의 환경을 원망합니다. 그러다가 때때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소망이 없는 열매들입니다. 

사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속이 터지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이 땅이 소망이 있을까라는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대통령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냐는 자조 섞인 말도 합니다. 그러나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이것도 나라냐고 속상해 합니다. 여기에는 조국의 큰 슬픔인 세월호 사건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세월호는 국가가 무엇이고, 공동체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터진 최순실을 비롯한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은 역사를 다시 보게 하였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거짓을 남발하는 정치인과 위정자들을 보면서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겼다는 자책감이 밀려왔습니다.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긴 격이기 때문입니다. 소망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암울한 현실의 근저에는 해결하지 못한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친일의 역사도 해결하지 못한 사이에 6.25 전쟁이라는 분단의 쓰라린 역사를 만들어 내었고, 남북이 갈라진 상태에서 이 땅은 서로를 비방하는 이데올로기의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분단의 현실은 군사 정권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독재가 잔인한 것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온갖 방법으로 탄압하는 것입니다. 사찰과 협박과 불랙리스트를 통해 잔인하게 사람을 통제합니다. 그것도 듣지 않으면 의문의 죽음도 일어납니다. 그래서 독재는 참으로 사악한 일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독재는 백성들에게 달콤한 사탕을 주기 때문에 추종자가 항상 있습니다. 마치 연예인 팬들처럼 팬덤이 형성됩니다. 그래서 독재를 미화시키고 현혹하게 만듭니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세습 통치를 보시기 바랍니다. 왕정 국가도 아닌데 몰상식하게 세습을 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대파들은 가차 없이 숙청합니다. 이것은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무너질 것입니다. 불의함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불의한 모습은 독재자의 모습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부패한 인간의 전형적인 자세입니다. 그 보편적 모습이 바로 갑질 사회입니다. 경제적 갑질은 정치적 독재의 변형입니다. 자신의 돈을 가지고 약자를 무참히 짓밟습니다.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아픔에 대하여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벌어서 내가 쓰는데 무슨 잘못이 있냐고 말합니다. 가진 것으로 핍박하고, 배운 것으로 농락합니다. 크든 작든 우리의 부패한 본성은 대접을 받고자 합니다. 그래서 서로 경쟁하여 높아지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입니다. 어쩌면 촛불은 이러한 사회를 향한 양심의 투쟁이라 생각합니다. 

교회는 이런 현실 가운데 존재합니다. 교회가 중요한 것은 절망 가운데 피어있는 소망의 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참된 위로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눈에서 눈물을 씻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네 집이 구원 얻음을 알려주는 곳이 교회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숨 쉬는 곳이 교회입니다. 교회는 죽어가던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역사는 교회를 어머니라고 불렀습니다. 교회를 통하여 생명이 잉태됩니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아이가 태어나는 날은 가장 거룩하고 복됩니다. 교회가 바로 그러한 곳입니다. 거룩한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희망입니다. 교회의 존재는 아직도 소망이 있다는 선언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교회가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합니다. 교회가 소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욕을 먹고 있습니다. 거룩함이 사라지고 세속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교회가 거룩함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말씀은 있는데 거룩한 삶이 없습니다. 멋진 교회당은 있는데 거룩한 교회가 없습니다. 점점 교회가 힘을 잃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절망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아직 세속주의와 싸우고 있는 그루터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둠의 빛을 걷어내고 소망의 빛을 비추고, 철저하게 죄를 죽이는 데 목숨을 걸고 있는 남은 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남은 자를 통하여 그의 나라를 확장하셨습니다. 작은 자들을 통하여 큰일을 하셨습니다. 변방에서 중심을 깨웠습니다. 언약의 백성인 남은 자들에게 그 일을 맡기셨습니다. 

교회는 소망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세상을 향하여 참된 소망이 여기 있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교회가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정직의 아이콘이 되어야 하고, 평화의 메신저가 되어야 하고, 자발적 불편을 통하여 이웃을 섬기는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죄로나 우로나 치우지지 않으면서 복음의 폭풍을 일으켜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등대가 되어야 합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고백하였던 것처럼 살아서나 죽어서나 우리의 참된 위로가 예수 그리스도임을 알려야 합니다. 이것은 거룩한 교회를 세움으로 시작합니다. 세상이 힘들수록 교회가 비빌 언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파수꾼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지금 살려 달라는 아우성은 거룩한 교회를 세우라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다시 일어나 거룩한 교회를 세워야 합니다. 이것이 이 땅에 우리가 줄 선물이며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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