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의 열풍이 전국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 설 연휴에 한국인들은 윷 대신 포켓몬볼(게임 속 아이템)을 던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인기는 폭발적이다. 특히 게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포켓스탑' 대부분이 각 지역 교회들로 지정돼 있어 크리스천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바일 증강현실게임 '포켓몬고'가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지역 교회들이 게임 속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로 지정돼 눈길을 끈다.ⓒ데일리굿뉴스

출시 일주일 만에 '모바일 게임 1위' 등극
 
지도서비스 이용 불가로 다른 나라보다 약 6개월 늦게 국내 출시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뒤늦은 출시로 열기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나왔지만, 예상을 깨고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4일 발매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임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가 하면 매출 부문 2위를 달성하는 등 그야말로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발매와 동시에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고는 여러 사회적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다 물에 빠지거나 교통사고를 당하고, 범죄 용의자가 게임에 몰두한 나머지 경찰서로 들어가 붙잡히는 등 웃지 못할 사건사고들이 연달아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포켓몬고 열풍이 한차례 지나간 바 있다. 지난해 여름, 게임이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던 때에도 강원도 속초에 포켓몬(게임 속 캐릭터)이 출몰한다는 정보가 돌아 당시 속초가 포켓몬고의 성지로 불리기도 했다.
 
포켓몬고 효과?…'친근한 이미지' 쌓는 교회
 
포켓몬고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유용한 아이템을 얻으려면 '포켓스탑'이라는 지정된 장소를 방문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 포켓스탑 대부분이 각 지역 교회들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순복음부평교회를 섬기고 있는 정희재(21) 양은 "게임을 하다 우리 교회가 포켓스탑인 것을 발견하고 정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며 "교회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함께 교회를 방문했던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서울 종로구의 연동교회, 대구광역시 비전장로교회 등 실제 여러 교회들이 포켓스탑으로 지정돼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때문에 교회를 다니지 않는 청년들이 교회 주변이나 내부로 들어가 게임을 즐기는 재미있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안경섭(26) 청년은 "요즘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는 교회가 안 좋은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데, 게임을 통해 친숙한 이미지로 교회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전국 어디든 가까운 곳에 교회가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로움 갈망하는 현대인, '복음' 콘텐츠 강화해야"
 
하지만 교회가 포켓몬고의 인기에 힘입어 무작정 전도를 꾀할 것이 아니라 '왜 사람들이 모이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른바 '포켓몬고 현상'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더욱 본질적인 '콘텐츠'를 갈망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 조성실 연구원은 "인종과 나이, 지역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한 포켓몬고는 기존의 평범한 곳에 스토리를 입혀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어냈다"며 "이같은 기발한 시도는 오늘날 교회가 한번쯤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교회는 수천 년의 세월을 이겨낸 '복음'이라는 콘텐츠를 갖고 있다. 역사 속에서 복음이 선포되는 곳에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며 "가상현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때, 교회는 더 이상 건물과 같은 외형적 모습에 중할 게 아니라 복음이라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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