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번 이상은 누구나 사용해야 하는 치약. 인체에 사용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유명 대기업이 만든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치약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성분 안전도 평가 기관인 미국 환경연구단체(EWG)로부터 국내 처음으로 인증을 받은 치약이 있다. 크리스천 소셜벤처 기업 '위드마이 치약'이 바로 그 주인공. '위드마이'의 민승기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위드마이'의 민승기 대표 ⓒ데일리굿뉴스

국내 최초 EWG 인증 받은 천연치약
 
'나와 이웃, 환경과 모든 생명을 생각한다'는 모토를 가진 소셜벤처 기업 위드마이. 위드마이 민승기 대표는 누구나 날마다 사용하는 생필품을 통해 세상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비전을 갖고 위드마이를 창업했다.
 
위드마이 치약은 다수의 법률과 생명과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국의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로부터 국내 최초로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국제적으로는 다섯개 브랜드의 치약 만이 이곳의 인증을 받았다.
 
"간단히 말하면 안 좋은 것은 다 뺐다고 말할 수 있어요. 10無 치약이라고도 말하는데요. 파라벤과 사카린, 트리클로산, 동물성원료 등 10가지가 없어요. 유해한 성분이 없는 천연유래성분으로 임산부와 어린아이들은 물론, 남녀노소가 모두 사용할 수 있어요."
 
그 중에서도 민 대표는 시중의 거의 모든 치약에 들어가는 '합성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양치질을 한 뒤 입이 떫은 이유는 치약 속 합성계면활성제가 혀를 30분간 마비시키기 때문이에요. 합성계면활성제는 구강궤양과 알러지 등을 유발하고, 침을 마르게해 잇몸병과 구강병을 유발하죠. 위드마이 치약엔 이 성분이 없어요. 저희 치약에서 거품이 덜 나는 이유기도 하죠."
 
위드마이 치약은 구매자들 사이에서 '개념 있는 치약'으로도 평이 자자하다. 유해 성분을 없앤 치약뿐 아니라 제품의 이익을 사회에 공헌하는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
 
위드마이는 소비자가 치약을 한 개 구매할 때마다 동일한 제품을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기부한다. 국내에서는 선덕원과 아르크 장애인문화복지재단, 해외에서는 필리핀 쓰레기 마을인 파타야스의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최근에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치약을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수익을 통해 장학금 또는 교육기관 설립을 위해 노력 중이에요."
 
 ▲천연유래성분으로 만들어진 위드마이 치약 ⓒ데일리굿뉴스

치과의사란 선망의 직업 뒤로하고 창업의 길로
 
사실 민 대표는 위드마이를 창업하기 전까지 치과의사의 삶을 살았다. 그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보건학을 공부하고 뉴욕대학교 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치과의사로 활동했다.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창업이란 어려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치과의사'가 제 꿈은 아니었어요.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말레이시아 선교를 자주 갔었는데, 땅이 없어 물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때 마을 촌장님이 '아버지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치과의사'라고 대답했더니 꼭 다시 한번 방문해달라며 부탁하셨던 기억이나요. 그때 치과의사란 직업이 봉사하기에 정말 좋은 도구라는 생각에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됐죠."
 
'기부'와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정작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살며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오히려 치과의사로 살았던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 였다. 민 대표는 진정한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가장 잘 알고 있는 '치과' 분야에서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 바로 치약이었다.
 
디자인과 유통, 판매 마케팅 등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경쟁이 치열한 치약 브랜드를 창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끊임 없는 기도와 연단을 통해 브랜드 창업을 준비한 민승기 대표. 민 대표의 고민은 그의 브랜드 슬로건 안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와 이웃, 환경과 모든 생명을 생각한다'는 슬로건은 사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 인간에게 원하셨던 바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우리의 모습은 그렇지 않죠. 또 '이웃'을 생각하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계명인데, 그 계명을 사업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위드마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지막으로 '나를 위한다는 것'은 내 안에 임재하신 그리스도를 인식하고 더 귀를 기울인다는 의미에요. 사실 이것은 복음에서 유래한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해요."
 
민 대표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데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7:12)는 말씀처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생필품을 통해 나눔이 삶과 별개가 아닌 우리의 일부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위드마이에 담아냈다.
 
제품 수익을 기부하기도 하지만 발달장애인 소셜벤처 기업 '동구밭'과 '핸인핸' 등 사회적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보이지 않는 나눔을 실천하기도 한다.  
 
"구매는 곧 한 표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 브랜드의 철학, 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꼭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현명하고 개념 있는 소비로 나눔을 실천하는 데 뜻을 같이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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