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중음악에 서양악기들이 사용되면서 우리 전통음악인 국악을 들어보기란 쉽지 않다. 이는 교회에서도 마찬가지. 이런 가운데 기독교 음악의 '한국화'를 내세우며 찬양하는 목사가 있어 직접 만나봤다.
 
 ▲목회자 1호 인간문화재이자 서도소리 명창인 이문주 목사를 만나봤다.ⓒ데일리굿뉴스
 
목회자 1호 인간문화재 서도소리 명창 '이문주 목사'
 
"할렐루야 찬양하세 하나님 큰 사랑/할렐루야 찬양하세 얼씨구 좋다 상사디야~"
 
국내 목회자 최초로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이자 서도소리 명창인 이문주 목사가 전통 민요가락에 복음을 담아 작곡한 국악찬양 <할렐루야 상사디야>의 후렴구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흘러나오는 전축소리를 들으며 자라온 이 목사는 자연스럽게 국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만해도 황해도 평안남북도 소리인 '서도소리'인 줄 모르고 혼자 연습한 노래 실력으로, 1974년 KBS 전국국악경연대회에 출전해 장원을 수상하며 주변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국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던 이 목사에게 장원 수상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이 목사가 출연한 방송을 보고 1973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 故 김정연 선생이 직접 제자로 삼아주겠다고 한 것이다.
 
"김정연 선생님은 저에게 잊지 못할 인생의 스승님입니다. 저에게 숙식도 제공해주시면서 제자로 키워주시고, 저의 꿈을 위해 신학대학교 학비까지 지원해주셨어요."
 
이후 故 김정연 선생 문하에서 처음으로 국악을 배우며 2009년 황해도 무형문화제 제3호 서도선소리 산타령 인간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렇게 보면 이문주 목사의 꿈이 국악인이었던 것 같지만
 ▲이문주 목사ⓒ데일리굿뉴스
이 목사는 사실 어릴 적부터 목회자의 꿈을 키워왔다. 8살 때 처음 교회에 나갔던 그는, 청년시절 기도원에서 기도를 하며 목회자의 사명을 받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듬해 신학대학교에 입학하며 1985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현재는 제7578부대 국군횃불교회 담임 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하지만 목사가 무속적인 색체가 있는 국악을 한다는 주위의 비난으로 국악을 계속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10년 동안 국악을 접고야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학을 공부하며 기독교 음악의 뿌리인 히브리음악이 국악과 비슷하단 것을 깨닫게 됐다.
 
"구약학 교수님께서 원래 기독교음악이 히브리음악에서 시작돼 국악하고 거의 흡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 국악은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이며, 무속인들이 악기와 음률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든 것이란 것을 알게 됐죠."
 
이 목사는 국악의 가치를 넘어 기독교 음악에 대해 고민을 하며 한국의 기독교 음악이 서양의 영향을 받게 된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됐다. 이를 계기로 이 목사는 '한국인은 한국음악으로 찬양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국악찬양을 만들게 됐다.
 
"우리의 언어는 '국어'이고, 우리의 노래는 '국악'인데 찬양은 왜 서양식으로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죠. 국악은 한국인의 한과 흥이 담겨 있는데, 이런 음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말이죠. 그래서 전통음악인 국악에 찬양을 접목해 '국악찬양'을 만들어요."
 
이 목사는 기존의 국악을 사용하며 국악찬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사에 가락을 붙이며 곡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성경산타령>, <할렐루야 상다디야> 등 50여 곡을 작사·작곡했다.
 
"우리 것으로 찬양하자"…국악찬양가수협회 창립
 
이문주 목사는 사람들이 전통음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전통음악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에는 국악찬양의 발전을 도모하고, 국악찬양 가수를 양성하기 위해 '국악찬양가수협회'를 창립했다.
 
국악찬양가수협회는 전국 곳곳의 교회와 교계행사 등에 참석하며 국악찬양과 성경무용, 사물놀이 등 전통음악으로 하나님을 전하는 사역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국악찬양'이란 새로운 장르로 교계 내에서 반응도 뜨겁다.
 
"처음에는 목사님들이 국악으로 찬양을 한다고 하니 깜짝 놀라셨죠. 그런데 기존 찬양보다 우리 입에 익숙한 국악으로 찬양을 하니 모두 긍정적으로 봐주셨어요. 국악찬양집회에 갈 때면 목사님과 장로님 할 것 없이 모든 성도들이 강대상 앞에 나와 가락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답니다. 국악찬양집회를 열었던 한 교회는 저희 공연으로 국악찬양대를 만들기도 했어요."
 
끝으로 이문주 목사는 "국악찬양 가수를 양성하고 선교무용과 사물놀이 등 전통음악으로 하나님을 전하고 싶다"며 "향후 국악신학교를 설립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목회자 1호 인간문화재이자 서도소리 명창인 이문주 목사를 만나봤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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