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진 할아버지(82)와 김숙기(76)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유산을 남기는 길이 아닌 한국어 도서를 통해 하와이 많은 한인들이 한국어를 잊지 않게 하는 값진 길을 가기로 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오랜 시간 해외에 이주해 살고 있지만, 고국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은 한 노부부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예순둘, 일흔여섯의 나이가 된 이들 부부는 20대에 미국에 건너간 동포로, 한국 도서 구입비로 평생 모은 100만 달러(11억 4천여만원)를 하와이 매컬리 모일릴리 공립도서관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앞으로 공립도서관이 한국 도서, 잡지, DVD 등을 사들이는 비용으로 전액 지출될 예정이다. 전달식에 참여한 강영훈 하와이 총영사는 "그동안에도 문 부부의 오랜 기여로 한국 관련 책자와 잡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DVD를 도서관에 비치할 수 있었다"며 "하와이 거주 시민이 한국 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들 선행으로, 1996년 한국 도서가 200권에 불과하던 도서관에는 2017년 현재 3만 권이 넘는 책이 꽂혀 있다. 미국 전역의 주립 도서관 가운데 가장 많은 한국 도서를 비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각각 대장암, 유방암으로 투병중인 문유진 할아버지(82)와 김숙기(76)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유산을 남기는 길이 아닌 한국어 도서를 통해 하와이 많은 한인들이 한국어를 잊지 않게 하는 값진 길을 가기로 했다.

"20년간 고생을 많이 했어요. 2세들은 돈 걱정 좀 하지 말고 한국 책을 봤으면 하는 생각에 우리 부부의 전부를 내놓은 겁니다. 저는 이제 죽을 때가 됐어요. 재산을 기부하는 데 흔쾌히 허락한 남편과 자식들에게 고마울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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