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든든한 성장판 역할을 감당했던 캠퍼스 선교가 위기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캠퍼스 선교는 황금기였던 1990년대를 지나면서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린 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캠퍼스 선교가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을 짚어보면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4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이단들의 포교활동은 캠퍼스 선교를 위기로 몰아넣는 주요 원인이다. 특히 수능이 끝난 11월부터 새학기인 4월까지 이단들의 활동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날로 교묘해지는 이단들의 전략에 맞서려면 기독학생들과 선교단체들도 체계적인 매뉴얼과 조직적인 연합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새학기를 맞아 이단 단체들이 설문조사나 위장 동아리 등 교묘한 수법으로 포교활동을 펼쳐 주의가 요구된다.ⓒ데일리굿뉴스

종교색 숨긴 위장접근으로 피해 사례 증가
 
경기도 파주의 한 대학교. 이 학교의 기독동아리는 예배와 기도모임으로 활발히 운영돼 왔다. 그런데 지난해, 신천지 교인인 한 학생이 들어오면서 동아리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동아리 회원들이 하나 둘 신천지로 빠져 나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50여 명 되던 학생 중 절반이 동아리를 탈퇴했다. 탈퇴한 학생들은 정통 교회에 문제가 있다며 교회 출석도 거부했다. 신천지 포교전략인 이른바 '산 옮기기' 행태가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진 것이다.
 
"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하던 친구가 심리상담 해주겠다고 하면서 친해졌어요. 그 친구 소개로 성경공부를 하게 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거기가 신천지 복음방이었던 거죠."
 
새학기를 앞두고 캠퍼스 이단들의 활동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기독동아리에 침투할 뿐 아니라 종교적 색채는 숨기고 봉사와 문화활동 등으로 위장해 학생들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영어말하기 대회와 해외봉사 등을 앞세운 기쁜소식선교회 IYF를 비롯해 산악회와 응원단 등 엔터테인먼트 동아리로 여학생들을 미혹시키는 기독교복음선교회 JMS,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위장 접근 방법을 쓰는 신천지까지, 그 방식과 수법이 다양하다.
 
심지어 건전한 기독동아리와 유사한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한국기독교학생회 IVF와 흡사한 IYF, 예수제자운동 JDM과 비슷한 JMS, 통일교의 SFP, 류광수 다락방 DCM이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기독학생과 기독동아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조직적인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데일리굿뉴스

"기독학생·기독동아리 연합해 함께 대처해야"
 
전문가들은 학생 개인이 이단에 대처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교묘해지는 이단 단체의 포교활동에 맞서기 위해 조직적인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하대 기독학생연합 박종찬 전 회장은 "기독동아리가 함께 연합해 정보를 교류하지 않으면 각 동아리들이 각개격파를 당할 수밖에 없다"며 "예를 들어 A동아리가 신천지 교인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다른 동아리에게 이를 알리지 않으면 다른 동아리마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석대, 서울신대, 총신대 등 각 대학 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이단대책위원회도 효과적인 이단 대처를 위한 바람직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캠퍼스 최초로 만들어진 백석대 이단대책위원회, '이단옆차기'는 연구팀과 홍보팀, 사무팀으로 구성된 체계적인 이단대책위원회다. 이단옆차기는 이단 관련 책자를 배포하고, 인근 지역에 이단 단체가 활동하는 장소를 지도로 만드는 등 이단 대처에 힘쓰고 있다.
 
학원복음화협의회 차병호 총무는 "이단 단체들은 수능이 끝나고 비교적 시간이 많아진 고3 아이들에게 문화활동에 초대한다거나 설문지 등으로 접촉한다"며 "단체로 넘어온 아이들이 3월에 대학에 입학하면 캠퍼스에서 활동하는 이단 선배들에게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곳에서 성경공부를 하거나, 심리검사나 도형검사 등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조심하고 절대 연락처를 알려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묘한 수법으로 대학가를 파고드는 이단 단체, 기독학생들과 선교단체도 주먹구구식이 아닌 전략적 매뉴얼로 대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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