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및 소녀상 설치 등의 문제로 한일 관계 경색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일 양국의 여신학자들이 동북아 평화를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주최한 '한국 일본 여성신학 포럼'이 그것. 여신협의 이난희 공동대표를 따로 만나 이번 포럼의 의미와 논의들에 대해 들어봤다. 

제주도에서 한일 여신학자 만남

한국과 일본의 여성신학자들의 만남은 1988년 시작됐다. 한일여성신학 포럼 1차 대회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 후 20회 이상 한국과 일본에서 포럼을 열어 만남을 이어왔다.

그러다가 지난 몇 년간 모임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다 최근 아베 정권의 우경화, 군사화에 대응할 한일여성간의 연대에 대한 필요성을 양측이 느끼면서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다시 만남을 재개했다.

21일 본지 기자와 만난 이난희 공동대표는 “여신협은 2년 전부터 한일여성신학포럼의 재개를 위한 연구반을 운영했다. 이어 2015년 일본 여성 신학자들과 함께 포럼 준비모임을 갖는 데까지 진행됐다”면서 “그 결실로 2017년 2월 제주도 강정 평화마을에서 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난희 공동대표ⓒ데일리굿뉴스

이번 포럼에 참여한 40여 명의 여신학자들은 이 자리에서 일본 아베 정권의 우경화, 군사화에 대한 여성연대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이 공동대표는 “양측이 대화의 벽을 차단한 채 자기 주장만 펼치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평화를 위한 대화를 지속해야만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웃은 친구라는 점을 인식하고 어떻게 평화를 이뤄나갈지 진지하게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여성신학자들은 '이데올로기는 대립과 적대시를 가져오지만 교회는 죽어도 이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예수님은 막힌 담을 허무신 분이며, 우리가 예수를 따르는 입장에서 이웃과의 대화는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서 이 공동대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여성들이 그리스도인과 여성이란 공통분모 안에서 동북아의 평화와 정의를 찾는 여정을 지속해 나가야 함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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