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사회는 탄핵이라는 정치적 이슈로 인해 심각한 갈등과 불안을 겪고 있다. 사회를 사랑과 화합으로 이끌어가야 할 교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기다.

이에 데일리굿뉴스와 GOODTV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훈 목사를 초청해 특집 대담을 진행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한국사회와 교회가 맞닥뜨린 위기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평소의 소신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대담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GOODTV와 데일리굿뉴스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훈 목사를 초청해 특집 대담을 진행했다. 방송은 3월 5일 16시 10분, 3월 7일 09시 30분에 방영될 예정이다.ⓒ데일리굿뉴스

 -사회와 교회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때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연임됐다.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깨가 무겁다. 사실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닌데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일이라 생각해 다시 대표회장의 자리에 서게 됐다.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으로 한국교회 연합사역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한국교회는 130여 년 동안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분열의 아픔이 있었다. 분열의 아픔을 치유하고 하나되는 역사를 이루는 것이 올해 한국교회의 과제라 생각한다.
 
기필코 올해에는 한국교회가 통합을 이뤄 하나의 모습을 갖추고 진보와 보수가 어우러져서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한국교회가 분열되면 기독교의 영향력도 잃게 되고 한국사회도 무너진다. 이번에 특별히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출범하게 된 것도 각 교단 대표들이 현직에 있을 때 뜻을 모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이뤄냈던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하나 돼 먼저 개혁을 이끌고 한국의 미래를 기독교가 주도하려 한다.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한국현대사와 산업화, 민주화를 관통하는 큰 역사의 줄기였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한국교회의 역할이 컸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이때, 다시 한 번 기독교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개화기 당시 기독교의 역할은 절대적이었고, 3·1운동도 기독교가 중심축을 이끌었다. 해방 이후에는 교회들이 각 지역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6·25전쟁을 지나면서는 북한에 있던 많은 크리스천들이 남한으로 내려오면서 남한의 교회들이 부흥하게 됐다. 70년대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 인권이 무시되던 때, 교회들이 사회 부조리를 바로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3·1운동은 전 세계가 주목한 비폭력 무저항 만세운동이었다. 한국이 이렇게 전국적으로 평화시위를 벌였다는 것은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98년 전 대한민국에 독립을 향한 외침이 가득했던 것처럼,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이 사회 부조리를 탈피하고 탄핵으로 혼란스런 한국을 하나님 앞에서 부르짖기 위해 1일 기도회를 개최했다.
 
지금의 한국교회를 보면 초창기 막강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숫자만 늘어나는 양상이다. 한국교회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에 있어서 방관자로 존재하지 않았나 싶다. 올해는 한국교회가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서 사회 구석구석 하나님의 공의를 흘려 보내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내년이면 창립 60주년을 맞는다고 들었는데.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58년 5월 18일 5명의
 ▲이영훈 목사ⓒ데일리굿뉴스
성도로 출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급성장하게 된 이유에는 시대적 배경이 있다. 암울하고 어려웠던 시기에 국민들에게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희망을 전하는 기독교가 혜성처럼 나타나 많은 국민들이 교회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당시 '잘 살아보세' 등 새마을 운동과도 맞물리며 서민들에게 위로와 꿈을 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긍정의 신앙과 성령운동의 바람이 불면서 한국교회에 부흥이 일어났다. 지금 되돌아보면 시대적으로 서민들에게 위로가 되는 교회가 필요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시대적 사명을 잘 감당해 오늘날 세계 최대의 교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대교회의 가장 중요했던 두 축 '구제'와 '선교'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는 3년째 교회 예산 중 350억 정도를 구제와 선교에 사용하고 있다. 초대교회는 철저히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그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교회가 교회 건물을 크게 짓고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초대교회의 가장 중요한 두 축을 잃어버린 것 같다.
 
-60만 명의 대형교회를 이끌다 보면 목회자로서 말 못할 고충도 있을 것 같다.
 
다른 것보다 목회자로서 성도 한 명 한 명을 섬기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 또 교회가 크다 보니까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왜곡된 얘기가 다른 곳에 전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늘 겸손한 자세를 지키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미수습자 가족들은 여전히 아픔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별히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안산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안산 지역이 많이 침체됐다. 특히 안산 재래시장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됐다. 그래서 세월호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교회가 안산 시민들을 도와주자'라는 생각으로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활기를 불어주고 있다.
 
아직 바다 속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이 있다. 이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끝까지 함께 기도하고 격려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사회가 아픈 사람들과 함께하며 울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사회가 탄핵국면을 맞으면서 민심도 '태극기와 촛불'로 나뉘었다. 이런 상황 속에 기독교인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조기대선을 앞두고 차기 지도자에 바라는 점도 이야기해 달라.
 
기독교인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화합해야 한다.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면 국민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하는데 지금부터 대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 화합을 위해 힘을 쏟으면 대한민국이 새롭게 변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새롭게 등장할 지도자는 정권을 잡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고 공력을 남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리더자들이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나라들이 대한민국을 부러워 할 만큼 위대한 국가로 변화시켜주길 소망한다.
 
 ▲GOODTV와 데일리굿뉴스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훈 목사를 초청해 특집 대담을 진행했다.ⓒ데일리굿뉴스
 
-빈부격차와 불평등의 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일찍이 '가진 자가 내놓아야 한다'는 담론을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너무 많은 부가 재벌한테 몰려있다. 우리나라 국토의 34%가 재벌한테 있다고 한다. 이런 부의 편중은 사회에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고 갈등의 원인이 된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박탈감 때문에 분노를 느끼게 되고 이런 분노가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결국은 분출된다. 재벌이 갖고 있는 재산들을 과감하게 서민들에게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벌들이 먼저 내려 놓고 일자리도 창출한다면 청년들의 취업난도 해결돼 국민들이 일할 수 있는 국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재벌들이 서민들에게 존경 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남북 대치 국면이 장기화 되고 있다. 한국교회 하나됨이 남북통일의 초석이자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고 남쪽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문이 열리길 기대한다. 남북간 인도주의 차원에서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북한에 교회와 학교를 지어주는 사업을 꾸준히 하고 싶다. 앞으로 남북관계는 기독교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의 헌신과 투자가 필요하다.
 
-끝으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한다.
 
역사를 주관하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이 협력해 화합과 일치를 이루도록 하시기 때문에 대한민국 또한 그렇게 만들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 지금 대한민국에 탄핵이란 고통이 찾아왔지만, 요셉이 13년 후에 애굽의 총리가 된 것처럼 우리에게 남북통일과 새로운 대한민국이 세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인들이 반성하며 사회 구조도 바꾸고, 기독교인들도 반성하는 귀한 역사가 일어나길 소망한다.
 
한편 GOODTV 뉴스초대석 이영훈 목사 편은 3월 5일 16시 10분, 3월 7일 09시 30분에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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