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축제에서 가짜뉴스를 혼내주는 모양의 조형물이 등장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이 중오글이나 가짜뉴스를 방치할 시 최대 5천만 유로(한화 약 611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은 SNS 기업들이 가입자들이 올린 인종차별을 선동하거나 중상모략성 글을 삭제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법안 추진 계획을 밝혔다.
 
마스 장관은 "불법 콘텐츠가 삭제되는 비율이 너무 낮고, 삭제가 조속히 이뤄지지도 않는다"며 "가장 큰 문제는 SNS 업체들이 사용자들의 불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법률 초안을 들여다보면 SNS 업체는 위법성이 분명한 콘텐츠를 24시간 안에 삭제 또는 차단해야 한다.
 
마스 장관은 이를 위해 "SNS 업체는 사용자들이 불법 콘텐츠에 관한 불만을 접수할 수 있도록 '쉽게 인식 가능하며 바로 접근할 수 있고, 항상 이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SNS 업체의 의무를 설명했다.
 
그러나 불만이 접수된 모든 게시물을 24시간 안에 삭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모든 유대인은 가스실로 보내버려야 한다' 같이 위법성이 분명한 글은 24시간 안에 삭제해야 하지만 이처럼 위법성이 명확하지 않다면 일주일까지도 허용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체들은 분기별로 보고서를 내 불만이 접수된 건수와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불만 관리 부서에 배치한 인원 등을 보고해야 한다.
 
증오글이나 가짜뉴스 처리를 담당하는 개인도 최대 500만유로(한화 약 6억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마스 장관은 특정 인종이나 성, 종교 등에 대한 '증오발언'이 주 단속대상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가 2015년 난민 수십만 명을 수용키로 한 이후 인터넷을 떠도는 각종 허위정보가 여기에 해당한다.
 
또 가짜뉴스 중에서도 비방하는 내용이 포함됐거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글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가 이 같은 법안을 추진키로 한 데는 최근 가짜뉴스가 횡행하면서 9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미국에선 지난해 대선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 등의 가짜뉴스가 퍼져 선거판에 혼란을 야기했다.
 
이에 따라 독일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단속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독일의 한 청소년 보호 단체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트위터가 불법 콘텐츠를 삭제한 비율은 1%에 불과하며 페이스북은 39%였지만 이는 지난해(46%)에 비해 7%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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