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발생한 춘천중앙교회 화재 사건은 교계 안팎으로 큰 충격을 안겨줬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건물이 순식간에 전소되면서 교인들은 큰 아픔을 겪어야 했고, 더 늦기 전에 교회도 각종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본지는 안전사고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이제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인식 하에 '교회의 안전관리'를 주제로 기획을 준비했다. 교회의 안전관리 실태를 진단하고, 사전 예방과 대응 그리고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반적인 대응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만약 주일 예배를 드리던 중 화재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대피해야 할까. 특히 교회의 경우 지하공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평일에도 많은 교인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화재발생시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한 교회차원의 예방법과 화재 발생 이후 교회복구를 위한 사후처리 방안을 살펴봤다.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한 교회차원의 예방법과 화재 발생 이후 교회복구를 위한 사후처리 방안을 살펴봤다.ⓒ데일리굿뉴스
 
교회 성도 대다수 "소방교육 받은 적 없어"
 
현재 자기가 출석하는 교회에 소화기가 어디에 비치돼 있는지 알고 있는 성도는 몇 명이나 될까. 성도들 대다수가 교회 내 소화기 비치 여부를 모르고 있는 것은 물론 교회에서 소방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A교회 차옥환 집사는 "교회 생활한 지 7~8년 됐지만 소방교육을 따로 받은 적은 없다"며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긴 하지만 정말 화재가 났을 때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B교회 김도경 집사는 "화재가 났을 때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은 시간은 없었다"며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사용법은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피훈련만 받아도 대형사고 막을 수 있어"
 
종교시설 가운데 교회의 경우 다른 시설보다 화재예방이 필수적이다. 매주 일요일이면 수천 명이 한 장소에 응집해 있고 대부분 지하공간을 식당과 기도실 등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전에 대피훈련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교회는 취약계층인 어린이와 노인 등이 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 평소 △비상구와 피난통로를 상시 개방하고 △소화기 사용법 익히기 △전기제품 사용 후 플러그 뽑기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한 후에는 불꽃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119에 신고해야 하며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계층부터 먼저 대피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방관계자들은 "평소 교회 내에서 모의 대피훈련을 진행하고, 화재발생시 각 부서마다 어떻게 대피할 지 역할을 분담해 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영등포소방서 재난관리과 홍경환 소방원은 "교회 내에서 화재예방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부서마다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며 "사전 교육이 이뤄지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혼란이 일어나지 않아 인명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을 통해 2011~2015년 교회건물의 화재보험 가입여부를 살펴본 결과, 2011년 대비 2016년에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였다.ⓒ데일리굿뉴스
 
사후 처리 위한 '화재보험 가입' 필수
 
사전 예방을 위한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후처리다. 교회들이 화재를 당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을 통해 2011~2015년 교회건물의 화재보험 가입여부를 살펴본 결과, 2011년 5,534건에서 2016년 6,128건으로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였다.
 
교회안전복지연구소 대표 최윤곤 장로는 "대형교회를 비롯해 화재보험에 가입한 교회들이 있지만 대부분 '기도하면 교회에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란 생각에 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결국 교회들은 화재가 발생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전사고로부터 교회를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인들의 작은 관심과 실천에서 비롯된다. 지금이라도 가까운 관할소방서를 찾아, 도움을 청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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