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이 군사박물관에 자체 보유한 사진 기록을 모아 '사진에 담긴 한국전의 터키군인' 사진집을 발간한다.ⓒ연합뉴스

사진 속 단발머리 한국 소녀는 터키군 아저씨의 무릎 위에 앉아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띤 채 얌전하게 앞을 응시하고 있고, 군인은 소녀를 따뜻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고 있다.
 
터키군이 군사박물관 등에 자체 보유한 사진 기록과 개인 수집가의 미공개 사진을 모아 '사진에 담긴 한국전의 터키군인' 사진집을 최근 발간했다.
 
사진집에는 전장의 터키군과 포로들, 민간인, 터키군이 한국에 설립한 교육기관 앙카라학교 등을 담은 사진 약 600장이 담겼다.
 
터키군은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총 4차에 걸쳐 2만2천6명을 6·25전쟁에 파병했다. 휴전 이전 조직돼 직후 도착한 4차 파병 인원을 제외하면 1만6천312명이다. 1∼4차 파병 인원 2만2천여 명 가운데 741명이 전사하고 163명이 실종됐다.
 
파병 규모로는 유엔군 가운데 네번째이고, 전사자는 두번째다.
 
이번 사진집에는 터키군 소속 하르비예군사박물관에 소장·전시된 사진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전문 수집가 네즈메틴 외즈첼리크(59)씨 등 개인 보유 미공개 사진도 다수 포함됐다.
 
대부분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록이다.
 
특히 터키군인과 한국인 전쟁고아 사이 유대관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을 비롯해 터키군이 수원에 설립한 앙카라학교의 모습은 일반인 독자·관객의 시선을 끈다.
 
1951년 4월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하다 장렬하게 전사한 메흐메트 귀넨츠 중위가 생전에 한국 소녀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에서는 아군을 위해 죽음을 택한 '전쟁 영웅'의 자상한 이면까지 엿볼 수 있다.
 
민간인 복장의 북한인 무리가 땅바닥에 머리를 수그린 사진에는 '북한 게릴라'라는 설명이 이채롭다. 빨치산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일부 사진은 이달 초 앙카라에서 한국·터키 수교 60주년 기념 '한국 문화의 날' 행사에서도 전시됐다. 터키군은 조윤수 주터키 한국대사에게 사진집을 전달했다.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과, 수집가 외즈첼리크씨의 미공개 6·25전쟁 사진 컬렉션은 올여름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한국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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