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총기폭력 피해 어린이 테이본 테너 ⓒ연합뉴스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기 폭력의 비극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시카고 트리뷴 사진기자가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언론·예술상으로 꼽히는 퓰리처상 사진부분 최고 영예를 안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10일, 시카고 트리뷴 사진기자 E. 제이슨 웜브스갠스를 2017 퓰리처상 특집사진 부문(Feature Photography) 수상자로 발표했다.
 
선정위는 "시카고에서 총격을 받고 살아남은 10세 소년과 그의 어머니가 일상적인 삶을 되찾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웜브스갠스 기자의 사진에는 총격 피해 어린이 테이븐 태너(11)의 상처와 눈물, 삶에 대한 희망과 웃음 회복 과정이 담겨있다.
 
태너는 작년 8월 8일 밤 10시 20분께 시카고 서부의 집 앞 현관에 서 있다가 최소 5발의 총격을 받았다. 태너는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은 건졌으나 한 달간 병원에 머물며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웜브스갠스는 태너에 대해 "너무나 아름다운 미소와 너무나 무거운 슬픔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자신의 사진들이 시카고 총기 폭력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불러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종별 거주지 분리와 빈부 격차, 부패 정치의 결과물인 총기 폭력·치안 부재로 몸살을 앓는 시카고에서는 지난 한해 4천370여 명이 총에 맞아 710여 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12세 이하 어린이 총격 피해자는 38명, 사망자는 13명에 달한다.
 
미시간 주 출신 웜브스갠스 기자는 2002년부터 유력 신문 시카고 트리뷴의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다양한 속보와 특집을 소화했으며, 최근 4년 동안은 시카고 총기 폭력 문제를 다큐멘터리화하는데 집중했다.
 
특집사진은 퓰리처상 21개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는 부문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웜브스갠스 기자가 자사 27번째 퓰리처상 수상자로 특집사진부문에서는 첫 수상자라고 밝혔다. 2011년에는 현재 시카고 트리뷴에서 활동하는 한인 사진기자 존 김(44·한국명 김주호)이 시카고 선타임스 소속으로 퓰리처상 지역보도 부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올해 퓰리처상 소설 부문에서는 콜슨 화이트헤드의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시 부문에선 타이힘바 제스의 '올리오'(Olio)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중국계 작곡가 두윈은 인신매매를 다룬 오페라 '천사의 뼈'(Angel's Bone)로 음악 부문에서 수상했다.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언론 14개 부문, 문학·드라마·음악 7개 부문에서 매년 수상자를 내며 수상 대상은 미국 언론과 미국 시민으로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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