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를 숭배하는 사이비집단에서 3살 아이가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직접 아이를 집단에 데려간 어머니는 학대를 방관하고 함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진도견을 사랑하는 모임'…정확한 명칭은 없어

서울 강서경찰서는 최모(41) 씨의 아들(3)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기 용인에 있는 사이비 집단 훈육 담당자 A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어머니 최씨 또한 A씨와 함께 아들 시신을 유기하고 다시 이를 파내 화장한 혐의로 구속됐다.
 
최씨는 평범한 가정을 꾸리다가 A씨가 있는 사이비 집단에 빠졌다. 최씨는 이 때문에 갈등을 빚던 남편과 지난 2014년 2월 이혼 절차를 밟은 후 아들과 딸(10)을 데리고 해당 사이비단체로 들어갔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다세대주택에 있던 이 사이비 집단은 진돗개를 숭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집에 진돗개 10여 마리가 '영물'로 모셔져 있고, 다른 세 집에서 10여 명의 신도가 공동생활을 했다.
 
A씨는 최 씨와 함께 들어온 3살 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오줌을 못 가리는 게 '악귀' 때문이라며 이를 쫓으려면 때려야 한다며 나무주걱 등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5개월 간 폭행을 이어온 A씨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어머니 최 씨, 교주 아내 B씨(49, 구속)와 함께 시신을 나무상자에 담아 전북 전주 근교 야산으로 가서 묻었다.
 
이들은 약 사흘 뒤, 야산 멧돼지가 시신을 파낼 것이 걱정돼 교주 C(55, 구속)씨와 함께 시신을 꺼내 그 자리에서 태우고 임실의 한 강변에 유골을 뿌렸다.
 
범행 한 달 뒤, 최씨는 경찰에  아들 실종 신고를 했다. 본인이 일하던 경기 부천 백화점 근처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것. 신고 접수 후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전국 보육시설을 뒤져도 아이 행방이 좀처럼 확인되지 않자 최씨가 아이를 버렸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시작했다.
 
결국 미제가 될 뻔한 사건은 '미취학 학생 소재 파악' 과정에서 전말이 드러났다. 최씨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올해 만 6세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였기 때문이다. 이는 2년 10개월 만에 찾은 실마리였다.
 
경찰은 이 집단 소속이었던 D씨를 설득해 범행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최씨와 A씨, 교주 C씨, 부인 B씨를 모두 검거했다. 피의자들은 모두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씨가 몸담은 사이비집단은 '진도견을 사랑하는 모임'이라고 불릴 뿐, 정확한 명칭은 없다. 경찰은 아직까지 다른 아이나 성인 신도를 폭행하거나 학대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