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200억 원을 챙긴 목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경제 관련 연구소를 세우고 높은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여 교인들을 상대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목사 박모(53)씨와 연구소 상담팀장 김모(35)씨를 구속했다.
 
김모(50)씨 등 18명은 박씨로부터 급여를 받고 연구소 중간 간부로 일하며 투자금 유치에 나선 끝에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 중엔 중앙부처 공무원, 대학교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일당은 2010년 1월 서울 강남에 종교적 색채를 띤 경제 연구소를 설립하고 지난해 8월까지 '벤처기업 등에 투자해 월 최고 8%의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여 교인 등 150여명으로부터 20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하나님이 감동과 계시를 줘 주식투자 등을 하므로 고수익을 올려 약정한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다"며 "하나님 명령으로 하는 것이므로 투자를 안 하면 데려간다(죽는다)"는 식으로 설교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은퇴한 회사원 등 고령자가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제대로 신고를 못 했다"며 "피의자들은 '신고하면 믿음에 대한 의심이 생긴다'고 교육했고 '투자는 헌금'이라는 식으로 회유했다"고 전했다.
 
전세를 사는 신도에겐 "전세금을 빼서 투자하고 월세를 살아라. 내가 주는 수익금으로 월세를 내고도 풍족하게 살 수 있다"고 꼬드기기도 했다.
 
박씨는 연구소 간부들에게 월 1천500만 원을 리스비로 줘 독일제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게 하는 등 부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들은 기업이나 주식에 투자한 적이 전혀 없었다. 수익금은 나중에 투자한 회원의 돈을 앞서 투자한 회원에게 주는 '돌려막기' 식으로 지급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개척교회 목사로 교회 개척에 돈이 많이 드니까 범죄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도 비슷한 형태로 고소당한 적이 2번 있었는데 매번 피해자들을 찾아가서 돈을 변제하고 합의해버렸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구속된 김씨와 양부-양자 관계를 맺고 김씨의 결혼 상대까지 직접 정해주는가 하면 간부 조직원들은 연구소에서 합숙하게 하는 등 내부 결속력을 강하게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박씨 일당의 역할 분담 및 내부질서 유지 체계가 폭력조직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 조직죄도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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