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인 올해,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화해와 연합의 기치를 높이 내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교회의 최대 숙원이라 할 수 있는 '복음통일'을 위한 준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조짐이다. 올해 창사 20주년을 맞는 GOODTV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연중특별기획을 마련했다. 한국교회의 통일사역, 그 역사의 생생한 증인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사역을 통해 복음통일의 그림을 그려가는 현장을 찾아가본다. 또한 '복음통일한국'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을 모색하고,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특별대담과 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2015년 '분단 70년'이란 이슈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안에서도 통일선교를 위한 움직임이 확산됐고, 탈북민 3만 명 시대가 열리면서 탈북민을 위한 효과적 선교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다. 그러나 북한의 기독교인 박해와 북중접경 지역에 조성된 긴장감 등으로 북한 사역을 감당하는 목회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선교를 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함께 연합해 2010년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가 창립됐다. 북사목 사무총장 구윤회 목사를 만나 사역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가 세미나를 개최하고 북한 사역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남 모르게 어려움 겪는 사역자들 많아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이하 북사목)는 영락교회에서 남서울은혜교회와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향상교회, 북한정의연대, 한꿈교회 등 북한선교 관련 사역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모여 교제하다 지난 2010년 2월 창립됐다.
 
각 기관과 교회의 북한선교 관련 70여 명의 담당자들이 △통일 목회 △대북 지원 △북한 인권 △ 통일 선교교육 △해외 사역 △ 통일경영 등 6개 분과에 소속돼 영역별 사역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사역 특성상 비밀유지를 해야 하다 보니 사역자 간 정보 교류가 쉽지 않고, 각 기관과 교회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 목회자들의 연합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탈북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물질적 지원이다 보니, 탈북민 사역을 하는 많은 교회들이 탈북민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주는데요. 더 많은 교회에서 돈을 지원 받기 위해 여러 교회에 등록을 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어요. 그런 부분은 북한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 사이에서 공유가 필요하니까 정보를 나누게 된 거죠."
 
북사목은 다양한 영역에서의 북한 사역에 대해 내부 세미나를 개최해 사역을 평가하고, 사역 중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대안적 방법을 찾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창립한 지 7년이 지난 지금, 가시적 성과에 대해 논하는 사람도 많다.
 
"북사목이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에요. 저희는 일선에서 사역하시는 분들을 뒤에서 지원해드리는 것이 주된 사역이에요. 납북된 선교사들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하고 영치금을 넣어드리는 방식으로도 지원하고 있고요. 또 북한선교와 같이 특수 사역을 하시는 목회자들은 본인을 챙길 여력이 없어요. 대부분 외부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일을 하며 자립하시는데요. 그래서 건강이 안 좋으신 분들이 많아요. 이런 목회자들을 건강검진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에요."
 
'탈북민 훈련' 강조하지만 정작 설 자리 없어
 
북한사역을 감당하는 목회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 재정지원이나 정책지원, 인적 문제가 아닌 바로 '차별'의 문제다. 목회자들은 한국사회와 교회 안에 만연해 있는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나님께서 한국에 3만 명이 넘는 탈북민들을 보내주셨잖아요. 이들로 하여금 통일을 먼저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국교회와 사회가 3만 명의 탈북민들을 잘 보살피지 못하면 2천만 이상의 북한 주민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봐요. 그 동안 교회의 역할이 물질적으로만 섬기는 차원이었다면, 이제는 탈북민들을 구제나 선교의 대상이 아닌 같은 교인, 또는 한국인으로 인정해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교회 안의 '차별'은 한국으로 넘어와 신앙을 갖고 목회자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탈북민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이 신앙적으로 잘 자리잡아 사역자로 성장해도 그들이 사역할 곳이 없어요. 교회에서도 탈북민 사역자들에게 북한 관련 부서는 맡기지만 교육 담당 사역은 해낼 수 있을지 의심하죠. 성도들도 마찬가지에요. 탈북민이 리더가 됐을 때 불신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이런 문제를 가장 가까이서 느끼고 체험하는 구 목사는 한국교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북한선교와 탈북민 선교에 앞장서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지금은 북한선교, 통일선교를 '특수사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금부터 함께하는 것들이 훈련돼 있지 않으면 정작 통일이 됐을 때 일반 목회를 하고 계시는 목회자들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또 북한이 열렸을 때 초기사역이 중요한데, 이것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탈북민들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탈북민 선교에 힘써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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