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1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사회의 무관심 속에 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많다. 어른들의 무자비한 학대에 목숨을 잃는 어린이까지 해마다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동학대의 문제를 한국교회가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야 할지 살펴본다.
 
 ▲아동학대의 문제를 한국교회가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야 할 지 살펴본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망 아동 36명…가해자 81% '부모'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2016 전국아동학대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신고는 2만 5873건으로 이 가운데 1만 8573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됐다.

학대 유형으로는 정신적 학대가 3,55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방임과 신체학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학대 유형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중복학대는 48%였다. 특히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 수만 해도 지난해 경우 36명이나 된다.
 
아동학대는 주로 아동과 가까이 있는 사람,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자료에 따르면 가해자 5명 중 4명(80.7%)이 부모였다. 이 가운데 친부모 뿐만 아니라 계부모, 양부모도 포함됐다.
 
아동학대의 원인은 무엇일까. 아동학대는 어느 한 가지 특정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기보다 가해자의 개인적 특성과 환경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굿네이버스 아동관리사업본부 김정미 본부장은 "아동학대는 부모가 아동을 양육하는 태도가 부적절하거나 양육기술, 방법 등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외에 가족구성원간의 갈등문제, 중독문제, 정신질환문제 등 다양한 특성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대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가족구성원, 소유물 아닌 하나님의 사람"
 
최근 한 아이가 아동학대에 시달리다가 사망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겨우 살아났다. 아이는 엄마의 동거남에 의해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다 한 신고의무자의 적극적인 신고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개입으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학대로 인해 안구적출과 다발성 골절 등을 겪고 있다.
 
이처럼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교회가 부모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양육 법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대다수 부모들이 갖고 있는 '내 아이, 내 마음대로'란 인식을 개선하는 노력도 시급하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용태 교수(기독교상담학)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화는 거의 '명령조'로 이뤄져 아이들은 부모의 말에 부담이나 위협을 느낄 수 있다"며 "부모-자녀 관계에서 서로 존중해주는 대화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한다"며 "때문에 교회는 설교나 세미나를 통해 가족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잡아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족구성원은 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이라며 "개개인 모두가 하나님의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가 피해아동을 지속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현장사역자를 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교회가 피해가정과 상담을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교회와 전문상담기관이 함께 꾸준히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는 교회가 단순히 예배 드리는 장소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피난처가 돼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향한 교회의 손길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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