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으로 인해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지만 "평생 나와 같은 장애인들을 섬기겠노라" 다짐하며 장애인 사역에 앞장서는 목회자가 있다. 바로 자오나눔선교회의 양미동 목사가 그 주인공. 장애인을 향한 남다른 섬김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밝히는 양 목사의 헌신은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강렬한 도전을 주기에 충분하다.
 
 ▲전신 화상을 입고 지체장애 1급이란 판정을 받았지만 "평생 나와 같은 장애인들을 섬기겠노라"라고 다짐하며 몸소 장애인 사역에 앞장서는 자오나눔선교회 양미동 목사를 만나봤다.ⓒ데일리굿뉴스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복음…새로운 삶으로 인도해
 
양미동 목사는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예수님을 거부했던 청년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어린 아들을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만화방을 운영했던 양 목사는, 어느 날 가게 안에 있던 난로가 불에 타면서 전신 화상을 입고 말았다. 사고로 인해 양 목사는 22번 수술대에 올랐고 그의 왼쪽 다리는 일부 절단됐다.
 
살지 못할 거란 의사에 판단에 그의 곁을 지켰던 아내마저 14개월 된 아들을 두고 떠나버렸다. 결국 양 목사는 지체장애 1급이란 판정을 받고 퇴원을 했다.
 
병상에서 죽음의 문턱을 헤매던 양 목사가 복음을 접할 수 있었던 건 부천 목양교회 찬양팀의 섬김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양교회 찬양팀이 매주 양 목사의 병실을 찾아 말 동무가 돼주고 하나님 말씀을 전한 것이다.
 
"매주 교회 청년들이 저에게 와서 찬양을 하고 말씀을
 ▲자오나눔선교회 양미동 목사ⓒ데일리굿뉴스
전하는 데 처음에는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더 이상 오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렇게 1년이 되던 날, 갑자기 제 입술에서 찬송이 흘러 나왔어요. 그 순간 완전히 무너졌죠. 어릴 적 교회에서 얼핏 들은 찬송이 입에서 흘러 나오면서 닫혔던 저의 마음이 열린 겁니다."
 
이후 하나님을 영접하고 신앙생활을 이어오던 그에게 대구의 한 단체가 진행한 '장애인 간증수집 콘테스트'는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당시 출석하던 교회에 건축헌금을 내고 싶단 마음에 '주님 내게도 들을 것이 있습니다'란 제목으로 간증 수기를 올린 것이 대상을 받게 된 것.
 
그때부터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위해 살고 싶단 비전을 갖게 됐고, 교회의 도움으로 1996년 5월 '자오나눔선교회'라는 장애인 선교 및 봉사단체를 설립하게 됐다.
 
그는 1995년 11월 소록도 한센병자를 찾아 봉사활동 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월간나눔>이란 선교지를 매월 제작해 장애인과 군부대, 교도소에 무료로 발송하는 것은 물론 ▲1998년부터 안양교도소를 방문해 장애인 재소자들을 위한 예배 및 상담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교정선교를 할 때는 예배만 드리고 오지 않습니다. 재소자들과 함께 성경필사도 진행하고 있어요. 필사를 완성한 분에게는 영치금도 전달해드리죠. 교도소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만난 하나님은 재소자들에게 더 큰 은혜를 전하시더라고요. 성경필사만 3~4번 한 분도 있습니다."
 
대문 없는 쉼터…"누구나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도록"
 
현재 양미동 목사는 경기도 화성에 '자오쉼터'를 세우고 8명의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제가 장애인이 되다 보니 장애인들의 열악한 환경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가족들마저 장애인들을 관리하기 어려워 방 안에 방치하곤 하더라고요. 그래서 장애인들끼리 한 곳에 모여 공동체를 이루며 생활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죠. 처음에는 재정도 없어 힘들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많은 곳에서 도움을 받아 현재 16년째 장애인 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오쉼터에 머무르는 장애인들은 모두 지체 장애인 1, 2급. 대다수 다른 장애인 시설에서 적응 문제로 자오쉼터로 왔지만 오히려 자오쉼터에서는 별탈 없이 생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자오쉼터에는 대문이 없어요. 장애인 분들이 자유롭게 생활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통제하지 않는 거죠. 예배 시간만 통제할 뿐 모두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도록 하니까 다른 시설보다 여기서 평안을 얻는 것 같아요."
 
양 목사는 최근 한 가지 걱정이 있다. 보건법이 바뀌면서 장애인들이 장애 등급에 따라 요양원으로 이동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양 목사는 "하나님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10인 이하 장애인들이 머무를 수 있는 요양시설을 쉼터 옆에 세워 장애인들이 맘껏 생활하고 예배드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장애인 사역을 위해 성도님들의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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