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려 투옥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주지사가 남은 임기를 채우지 않고 “조기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아혹 주지사의 신성모독 논란은 둘러싼 시위 행렬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 자카르타 주지사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서신을 통해 조기퇴진 의사를 밝혔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차효 쿠몰모 인도네시아 내무장관이 “푸르나마 주지사가 항소를 포기하고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가급적 빨리 사의를 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일명 아혹으로 불리는 주지사는 작년 9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이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지도자로 삼지 말라고 가르친다는 말에 “해당 구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에게 속았다면 내게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논란에 휘말렸다.
 
인도네시아는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2억 6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교도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다.
 
아혹 주지사의 발언에 무슬림 강경파는 “주지사가 코란 자체를 부정했다”고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지지율이 급락한 아혹 주지사는 지난달 19일 열린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무슬림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
 
선거 직후 아혹 주지사는 “오는 10월까지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밝혔다. 하지만, 주지사는 자카르타 지방 법원이 이달 초 신성모독죄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해 법정 구속됐다.
 
현재 아혹 주지사는 암살 등 신변위협 가능성 때문에 인도네시아 경찰기동타격대(BRIMOB) 본부 유치장에 수감돼 있다.
 
주지의 판결을 두고 “재판부가 무슬림 과격파의 주장에 편승해 과도한 판결을 내렸다”는 논란에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항의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아혹 주지사는 “국론분열이 더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지난 22일 항소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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