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바그다드 카라다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폭발한 폭탄 차량 ⓒ연합뉴스

현지시간으로 29일 밤, 이라크 바그다드 카라다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 근처에서 폭발물이 설치된 차가 터지면서 인근에 모였던 시민 15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시아파가 모인 곳에서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이 폭탄테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러단체는 바그다드에서 유명한 이 가게에 손님이 많이 모이는 점을 노려 근처에 폭발물을 실은 차를 주차해 놓고 원격 조정장치로 폭발물을 터뜨렸다.
 
카라다는 바그다드의 대표적인 상업지구로 상가와 식당이 밀집해 사람이 붐빈다.
 
이날 테러는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주로 모이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IS의 잔인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사상자 중엔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현장 동영상과 사진에는 어머니의 시신 옆에서 우는 아이와 아이스크림 컵, 어린이용 헬륨 풍선 조각이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진 모습이 담겨있다.
 
한 목격자는 트위터에 "뭉개진 아이스크림과 아이들의 피가 섞인 장면에 충격을 받았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30일 오전 9시께 바그다드 도심 알샤하다 다리 옆 시장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벌어져 최소 3명이 사망했다.
 
앞서 28일에는 바그다드 북쪽 바쿠바의 대로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벌어져 최소 10명이 죽었다. IS는 이 테러도 배후를 자처했다.
 
폭탄테러가 잇달아 일어나는 데는 27일 시작된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은 테러를 순교 또는 지하드로 해석하는데 라마단에 이런 일을 저지르면 더 큰 신의 축복을 받는다고 여긴다.
 
라마단 기간 무슬림은 낮에는 금식하지만 해가 진 뒤에 늦은 저녁(이프타르)을 먹고 가족, 친구들과 밤 늦게까지 모인다. 29일 테러도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일어났다.
 
지난 해 라마단 기간이던 7월3일 밤 바그다드 카라다에서 IS가 배후를 자처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323명이 죽었다. 이 테러는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이후 최다 사망자를 냈다.
 
IS는 또 이라크군의 공격으로 자신의 최대 근거지인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거의 잃은 터라 모술에 집중된 전투력을 분산하기 위해 바그다드와 같은 주요 도시에서 기습적인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IS는 테러의 배후를 주장할 때마다 시아파를 겨냥했다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이라크 내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간 갈등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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