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2017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초청작 중 눈길을 끄는 한국 영화가 있다. 비구니 대해 스님이 메가폰을 잡은 <산상수훈>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제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스펙트럼' 부문 초청작
 
영화 <산상수훈>은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특별섹션인 '스펙트럼'부문에 초청됐다. 비경쟁 부문이지만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이 주로 초청된다. 대해 스님의 영화도 이들과 어깨를 견주며 상영될 예정이다. 왜 스님이 기독교영화를 만들었을까.
 
대해 스님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때를 벗기기 위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성경에서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셨다.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했는데 먹어버렸다. 그 죄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고 하나님과 멀어져 버렸다. 그걸 되돌리기 위해 예수님이 오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했다. 마음이 청결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선악과의 때를 벗겨야 한다. 이 영화는 그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때를 벗기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8명의 신학생들은 동굴에 모여 산상수훈의 메시지를 파고든다. 그리고 묻고 싶지만 물어보지 못했던 물음들을 펼쳐 놓는다. 가령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는데 왜 내게 원죄가 있지?',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해놓고선 왜 굳이 선악과를 만드셨지?' 같은 물음들이다.
 
이들은 끝없는 질문을 통해 '예수의 영성'을 찾아간다. 그렇다면 대해 스님은 왜 성경, 예수님의 말씀을 소재한 영화를 만들었을까.
 
인터뷰에서 그는 “20년 전에 ‘아름답고 푸른 지구를 위한 교육연구소’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이 세상을 아름답고 푸르게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며 "예수님이 설파하신 ‘산상수훈’에는 아름다움도 있고, 푸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유로 써 놓은 산상수훈의 진리를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산상수훈을 영화의 소재로 사용했다고 이야기한다.
 
“성경은 경전이다. 불경도 경전이다. ‘경전’이란 게 뭔가. 진리를 써놓은 책이다. 성경도, 불경도 모두 진리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비유로 써놓다보니 사람들이 알아 먹기가 힘들다. 어려워한다. 종교는 한 그루 나무다. 우리는 나무의 근원인 뿌리를 찾아야 하는데, 흙에 덮여서 안보인다. 그 때문에 경전은 종종 왜곡된다. 기독교도 그렇고, 불교도 그렇다. 영화 ‘산상수훈’을 통해 뿌리를 찾아가는 ‘징검다리’를 하나 놓고 싶었다.”
 
영화 <산상수훈>은 모스크바 영화제가 끝난 뒤 국내에서 극장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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