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아픔 가진 한국, 독일 생각에 더 마음갔죠”
배우 윤안나 씨는 15살 때 독일에서 베트남 친구를 통해 한국문화를 접했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무작정 한국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
“마침 아버지가 장로로 계셨던 교회가 한국교회와 연결이 돼 있었어요. 한국과 독일이 교류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주 동안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문화유산의 장소를 방문하던 중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38선에 있는 DMZ를 보고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바로 지척에 있는 북한의 모습을 보며 분단의 실상을 깨달은 윤안나 씨.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었던 독일과 같은 아픔을 가진 한국에 더욱 마음이 갔던 것이다.
한국의 첫 방문 이후 한국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에 5달 동안 밤낮 없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 해 여름방학 때 또 다시 한국을 찾았다. 한 달 동안 혼자 한국의 거의 모든 박물관을 갔고 한국문화와 역사를 공부했다.
그는 다른 과목 보다도 언어 공부에 매진했다. 전공도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고 부전공으로 한국학을 공부했다. 윤 씨와 한국과의 인연은 5년전 그가 한국영화와 배우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행을 결정하며 이어졌다.
“평소 한국영화가 너무 좋았고 배우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기회가 왔을 때 기도의 응답이라 생각하고 잡았죠.”
서서평 역할, 예수님 사랑·인생의 모토 깨닫게 해줘
배우의 꿈을 키워오던 윤 씨는 지난해 7월 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를 만나게 된다. 독일 대학 재학 시절 한국학과 조교로 일하며 인연이 된 한국인 교수의 권유로 서서평 선교사 역할에 지원하게 된 것.
“사실 사람들이 한국에서 네가 맡을 만한 역할은 외국인 며느리 정도의 한정된 역뿐일 거라고 해서 낙심하게 된 일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한국에 머물고 있는 집 어머니께서 ‘한국 역사를 보면 외국인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일군 것들이 많았다’며 ‘네가 꼭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너무 훌륭하신 서서평 선교사님을 만나게 된 것이죠. 많은 격려가 됐어요.”
그는 서서평 선교사를 통해 진정한 예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또 배우로서의 인생 모토를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같은 독일인으로서 부끄러웠어요. 서서평 선교사님의 삶을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됐거든요. 제 삶을 되짚어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서 선교사님이 남긴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 라는 말처럼 감사로 시작했던 첫 마음을 기억하고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