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의 마지막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작가 앤드류 조지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작가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가 8월 6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데일리굿뉴스

미국과 유럽서 7만 관객…아시아에선 한국이 최초
 
6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는 앤드류 조지 작가가 LA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들을 촬영한 사진을 모은 전시다. 미국과 유럽에서만 이미 7만 관객을 모은 바 있다.
 
앤드류 작가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우리는 주변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진다"며 "죽음과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평화를 찾은 사람들의 비밀을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지난 2012년 LA 호스피스 병원을 찾아 죽음의 공포를 넘어선 환자들을 만났다. 한 사람을 만날 때 마다 3~5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후회되는 일이 있나요?', '살면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사랑을 경험해본 적 있나요?" 등 37가지 질문을 했고, 마지막에는 빈 종이에 하고 싶은 말을 쓰게 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20명의 공통점은 그들의 꿈과 행복은 물질적인 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저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더 가까이 지내고 좀 더 사랑을 느끼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앤드류 작가는 "대부분의 사람은 고통스러울 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지만, 이들은 24시간 고통과 싸우면서도 주위 사람과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나누려 했다"며 "그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인 나에게 고해성사하듯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 보였고, 인터뷰가 끝난 후 나에게 '카메라를 들고 있는 성직자' 같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인생의 가치 생각해보는 계기 되길"
 
전시회장에는 곧 임종을 맞이할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사진 속 주인공들이 직접 적은 친필 편지, 삶에 대해 작가와 나눈 대화가 적혀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데 인생의 의미가 있어요', '저에게 일어날 모든 일은 그분의 결정이라고 믿어요', '제가 곧 죽는다는 걸 알기에 마음이 평안해요'. 이들의 마지막 말은 관객들에게 전시 이상의 큰 울림을 준다.  
 
20명의 초상화를 둘러보고 나면 관람객들은 거울을 마주하게 된다. 자신에게 똑같이 37개의 질문을 던져보라는 의미다.
 
전시를 기획한 도서출판 일요일의 김장근 대표는 "미국, 유럽 전시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20~30대 젊은이들이 전시회를 많이 찾는다"며 "청년들이 인생의 무게와 어려움을 잠시 내려 놓고, 삶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는 사실, 이번 전시가 '삶'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이 있기에 삶의 아름다움,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삶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휴식' 버튼을 눌러보길 바래요. 전자기기나 SNS의 방해 없이 우리에게 정말 무엇이 중요한 건지 돌아볼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촬영한 20명 중 19명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들이 아낌없이 나눠 준 삶의 지혜를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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