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

"죽어서 천국 가는 게 신앙 생활의 최종 목적이라면, 빨리 믿고 그 믿음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죽어야 하는 거 아냐?", "아담이 죄를 지었는데 왜 내가 죄가 있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왜 내 죄가 없어지는거야?"

이 말은 비구니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대화다.

영화 <산상수훈>은 124분의 러닝타임 내내 신학생들의 팽팽한 토론으로 예수의 본질을 추적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어두운 밀실에서 배우들이 치고받는 대사만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마치 영화 <맨 프로 어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산상수훈>은 많은 화제를 모으며 지난 6월 말 세계 4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비경쟁부문인 '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최근 귀국한 대해스님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제자가 기독교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스님은 "인간의 내면에 하나님이 있는 건데 오늘날은 '전지전능한 하나님'이라고 인간과 분리해 뚝 떼어버린다. 이런 관점에서 하나님이 전지전능하다면 엉망진창인 세상을 고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며 "영화를 통해 의문을 풀고 본질을 회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변하지 않는 본질을 담은 게 성경, 불경과 같은 '경(經)'"이라며 "뿌리로 내려가면 본질은 모두 같을 것이다. 변치 않는 진리를 영화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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