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한일 갈등의 골이 깊어 지고 있다. 양국에서는 서로를 겨냥한 '혐한 논란'과 '반일감정' 등을 내세우며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먼저 화해와 용서의 손을 내민 사람이 있다. 바로 이성수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화해를 위해 12명의 크리스천이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서울에서 도쿄까지 34일간의 대장정은 <용서를 위한 여행>이란 제목으로 스크린에 오를 예정이다. 이성수 감독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성수 감독이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 제작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9월 18일 서울역서 출발 예정
 
<용서를 위한 여행>은 이성수 감독이 직접 기획했다. 독도, 위안부, 최근엔 군함도 문제까지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민감한 주제들로 국가 간 갈등이 깊어지는 이때, 서로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누가 누구를 용서할 자격이 있냐', '애써 고생할 것 까지 있냐'는 등의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예수님의 시선으로 한국과 일본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유독 일본 이야기만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도들이 많은데, 한국교회가 생각을 바꾸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먼저 다가간다면 용서와 화해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해요. 이런 믿음으로 일본 선교 영화를 시작하게 됐죠."
 
이 감독은 <용서를 위한 여행>을 위해 한국인 6명, 일본인 6명 총 12명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12명의 참가자들은 9월 18일 서울역을 시작으로 도쿄까지 자전거로 달린다.
 
참가자 12명은 현재 모집 중이지만, 이미 확정된 이들도 있다. 회사에 사표를 내고 여정에 함께하기로 한 정년과, 자전거 묘기를 펼치는 10살 소년, 당회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는 일본인 목사 등이 참가를 결심했다.
 
첫째 날은 서울역에서 경기도 화성 제암리교회까지 페달을 밟는다. 제암리교회 희생자 추모예배를 드린 뒤, 공주와 익산, 순창, 거창, 대구, 밀양, 부산까지 80~100km를 달리게 된다. 여행의 여정은 일제강점기 역사가 남아있는 곳 위주로 선정했다.

 
여행의 숙식 문제는 각 지역의 교회가 나서 돕는다. 대구 동신교회와 부산 수영로교회 등 한국의 7교회가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고 일정 구간은 자전거로 함께할 예정이다.
 
9월 26일 부산을 떠나 27일 일본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팀은 우베시와 히카리시, 히로시마시, 후쿠야마시, 오카야마시, 히메지시, 고베시, 오사카시, 교토시 등을 거쳐 10월 20일 도쿄 도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에서 팀을 맞이할 교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형교회는 아니지만 일본의 17교회가 교회마당을 빌려주는 등 이 목사의 뜻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자전거 팀의 여정 중에는 크게 3차례 집회도 계획돼있다. 9월 28일 제암리 예배, 10월 16일 오사카 한일대예배, 10월 20일 도쿄 일한대예배다. 집회에는 플루이스트 송솔나무, 개그우먼 조혜련, 성서화가 김복동 작가 등이 참석한다.
 
도쿄 집회에서 설교를 맡은 오야마 레이지 목사는 수차례 한국교회를 방문해 한국교회에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힌 인물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일본 개신교를 대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사죄하기도 했다.
 
"한국인 목사님부터 일본인 목사님까지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기꺼이 동참해주셨어요. 힘든 여정이지만 서로의 진심이 통하길 바라요."
 
한편 이성수 감독은 2013년 기독교인에게 학대당한 캐나다 원주민과 그들을 섬기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의 이야기로 영화 <뷰티풀 차일드>를 제작해 교계에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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