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여름 휴가 기간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꿈 같은 휴가를 기다렸던 많은 직장인들은 오히려 휴가를 다녀온 후 '더 무기력하고 짜증이 난다'고 말한다. 이런 휴가 후유증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사람들과 교류…휴가 후유증 극복에 도움
 
얼마 전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A씨. 여행을 다녀오면 몸과 마음이 재충전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휴가를 다녀 온 뒤 더한 피로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해외에서는 업무 복귀 우울(back to work blues)이나 휴가 후 숙취(post vacation hangover)라고도 부르는 휴가 후유증.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여름 휴가 이후 직장인들이 많이 겪는 증상이다.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휴 이후 상담 칼럼인 '디어 애비'에 도착하는 상담 편지들이 평소보다 훨씬 우울한 내용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에 로욜라 대학교 신경과학과 안젤로스 헬러리스 교수는 휴가 이후 기분이 불안정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먹고 마시는 휴가는 꿈 같은 것"이라며 "현실에 돌아오면 우리는 그 꿈이 끝났다는 상실감과 슬픔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로 내키지 않더라도 친구나 가족과 약속을 잡고,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면서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비참한 기분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국의 임상심리학자 린다 블레어는 텔레그라프 지를 통해 주 중반에 업무에 복귀하라고 제안한다.
 
비교적 짧은 한 주를 보내면서 일상에 연착륙하는 것이 덜 벅차기 때문이다. 또한 주말 계획을 미리 세워보거나 다음 휴가 날짜를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방법은 밀린 업무때문에 영원히 일해야 할 것 같은 막막한 기분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휴가 이후에는 기분이 아니라 실제로 몸이 찌뿌둥하기도 하다. 휴가지에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쓰면서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생겨 '지연성 근육통'을 겪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근육통을 운동으로 푼다며 무리를 하다가 근육에 더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다"며 "불편함을 느끼는 근육을 10~20초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3회 정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겪는 휴가 후유증. 쌓인 업무와 다시 만난 '분노 유발 상사'에 괴로운 이가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웃픈 사실'로 위안을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