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화장을 한 배우가 아무런 말 없이 오직 과장된 표정과 몸짓만으로 연기를 한다. 국내 공연계에서 쉽사리 보기 힘든 무언극 '마임'. 이 대사 한 마디 없는 마임으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조인정 마임이스트는 바로 최초로 국내에 '기독교 마임'이라는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다.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던 그녀를 하나님은 마임의 길로 인도하셨다. 어느덧 17년째, 하나님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최초로 '기독교 마임'을 개척한 조인정 마임이스트. ⓒ신앙계

"모든 사역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

조인정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극단에서 1년 반 동안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다. 경쟁이 치열한 뮤지컬 세계에서 짧은 시간 내 주역으로 발돋움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렇게 뮤지컬 배우로 성공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의외의 사건이 일어났다.
 
"점프 연습을 하다 왼쪽 발목을 다쳤어요. 통증 때문에 더 이상 뮤지컬 배우 생활을 할 수 없었어요. 이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한동안 쉬게 됐죠."
 
그 즈음 마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대학시절 기독동아리 지도목사님이 유럽여행을 갔다가 처음으로 마임 공연을 접한 뒤 매력을 느끼고 조인정 씨에게 권유했던 것이다.
 
"목사님이 우연히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에서 마임 공연을 보셨는데, 언어 없이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선교도구가 되겠다 싶으셨던지 저한테 다짜고짜 마임을 배워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조인정 씨는 처음에는 펄쩍 뛰었다. 마임은 삐에로 복장을 한 광대가 연기하는 것인 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미국의 '모세(Moses)' 마임 영상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게 됐다.
 
"미국에서는 이미 마임을 통해 문화 선교를 펼치고 있더라고요. 웅장하고 멋있었어요. 뮤지컬을 하면서 근력이나 표현력의 기초를 익혔었기 때문에, 저도 마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니, 하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대중에게 마임은 생소했다. 특히 CCM과 같은 음악 위주의 기독교 문화 안에서 마임은 친숙하지 않은 소재였다. 마임 사역을 외로이 개척해 가는 과정에서 조인정 씨는 고민을 거듭했다.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은 참 많은데 굳이 마임을 해야 하나' '꼭 내가 해야 하나' '돈도 벌면서,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면서 살다가 천국만 가면 되는 것 아닌가' 등.
 
그러다 그녀는 마임으로 예배 받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됐다. 훈련과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믿게 되면서 전과 달리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고백이 나왔다.

"마임 사역은 제가 가려지고 하나님, 예수님만 드러나는 사역이에요. 마임을 할 때는 진한 화장으로 제 얼굴도 가려지고 목소리도 내지 못하죠. 때문에 진짜 모세만 보이고 삭개오만 보이고 예수님만 보일 수 있는 사역이라고 생각해요."

한 때는 돈을 많이 벌어 이 세상에서 잘 사는 것이 목표였다는 조인정 씨의 요즘 첫 번째 기도제목은 '하나님 앞에서 잘 사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가라 하시는 곳에 가서 자신의 땀과 시간을 드릴 때 하나님께서 모든 사역을 이루어가심을 느낀다는 조인정 마임이스트.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하나님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한편 조인정 마임이스트는 지난 2000년부터 12회의 기획공연을 비롯해 춘천국제마임축제, 홍대프린지페스티벌 등 문화예술공연과 선교 한국, 옹기장이, 마커스를 비롯한 수많은 무대에서 마임 사역을 이어왔다. 

조인정 마임이스트의 자세한 신앙 스토리는 <신앙계> 8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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