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이하 IS)의 상징적 수도 락까에 갇힌 민간인의 고통스러운 실상을 알리는 현지 언론인의 글이 영국 일간 가디언에 실려 눈길을 끈다.
 
 ▲IS의 수도 락까의 파괴된 모습 ⓒ연합뉴스

도시 70% 파괴…전기·물도 끊겨
 
시리아 락까의 언론인 팀 라마단(가명)은 도시에 남은 주민들이 극도의 공포와 굶주림 속에서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과 쿠르드, 아랍연합 '시리아 민주군'의 락까 낵 작전이 시작된 이래 최근까지 민간인 1천3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의 70%가 파괴됐다.
 
전기와 물이 끊겼고, 연료와 생필품도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극히 일부만 석유 발전기로 전기를 자체 조달한다.
 
락까 주민의 반 정도는 풀이나 뿌리로 끓인 수프에다 오래돼 딱딱하게 굳은 빵을 뜯어 넣은 음식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마단은 "풀뿌리 수프를 처음 입에 댄 아이들은 쓴맛에 먹지 않으려 하다가도 허기를 견디지 못하면 구역질을 하며 억지로 삼킨다"고 전했다.
 
들리는 것이라곤 국제 동맹군의 공습과 교전 소음뿐. 공습이 멈추면 주민들은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구하러 집을 나선다.
 
쓸모 있는 물품을 찾은 이웃에게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숨진 이웃의 집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라마단은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장비를 돌리려면 전기가 있어야 하기에 나는 연료와 배터리가 있다는 사실을 이웃에게 숨긴다"면서 죄책감을 토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거리에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IS가 공습을 피하려 주민들을 전선 근처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IS는 주민들을 인간방패 삼아 공습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날에는 IS 차량이 거리에 시신 네 구와 표지판을 유기하고 사라졌다. 표지판에는 '탈출을 시도하다 죽었다'는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라마단은 "언젠가 동료 기자 두 명에게 '전쟁이 끝나면 광장에 서서 사탕과 초콜릿을 행인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 동료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지만 나는 떠나지 못한 락까의 5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함께 남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