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5일 불법체류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현행 '다카'(DACA,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을 폐지키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워싱턴DC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 프로그램 폐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인 청년도 추방 위기…학생이 더 많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이날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다카 프로그램은 위헌"이라며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 프로그램 폐지에 따른 혼란과 충격을 덜기 위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뒀다. 이 기간 의회가 입법을 통해 추방대상 청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에서다.
 
다카 프로그램 폐지 결정으로 인해 어릴 때 불법 이민한 부모를 따라 미국에 들어와 학교와 직장을 다니는 약 80만 명의 청년이 미국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됐다.
 
특히 재미 한인 청년 7천~1만명도 추방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추산돼 한인 사회도 비상이 걸렸다.
 
LA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인 최대 거주지역인 캘리포니아 주의 한인 다카 수혜자는 2천500명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정확한 숫자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인 불법체류 청년들은 직장인보다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LA 한인회 관계자는 "다카가 적용되는 연령대는 20대 초·중반으로 한인 청년 중에는 미국 내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취업자보다는 좀 더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DACA' 폐지를 발표한 당일 그의 자택이 있는 뉴욕 맨해튼 5번가 트럼프타워 주변에서 한 여성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미 전역서 시위 "청년들은 죄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카 폐지 결정에 워싱턴DC 백악관 앞을 비롯해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펼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인 뉴욕 맨해튼 5번가 트럼프타워 주변에서는 드리머를 포함한 시민단체 외원들이 '불법체류자이지만 두렵지 않다'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다.
 
세계적인 IT기업이 밀집한 실리콘 밸리는 집단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 밸리 주요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나 회사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다카 폐기는 드리머를 짓밟는 잔인한 짓"이라며 의회를 상대로 다카 폐기 무효화 로비를 해 나갈 것을 공언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다카 폐기 결정은 단지 잘못된 결정만이 아니다"며 "젊은이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제공하고, 그들이 어두운 그림자 생활에서 벗어나도록 독려하며, 정부를 신뢰하도록 하려는 노력을 잔인하게 짓밟고 끝내는 그들을 처벌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애플은 의회 지도자들과 '꿈꾸는 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가세했다. 현재 애플에는 다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직원이 2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카 프로그램을 도입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폐지 결정에 성명을 내고 "아무런 잘못도 없는 젊은이들을 겨냥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잔인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한이 닥칠 때마다 행정명령을 갱신해줬고, 청년들은 갱신이 가능한 2년짜리 노동허가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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