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에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집약돼 있는 주기도문이 있다. 크리스천이 따라야 할 기도의 표본이지만 예배시간 외에는 가까이 접할 일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양평에 조성된 '주기도문 산책로'는 크리스천들이 주기도문의 참 의미를 묵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순례길이 될 수 있다.  
 
▲하이패밀리가 경기도 양평의 가족테마파크 더블유 스토리에 조성한 주기도문 산책로를 공개했다. ⓒ데일리굿뉴스
 
양평 산 속에 조성된 2.1Km 묵상길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가 경기도 양평의 가족테마파크 더블유 스토리에 조성한 주기도문 산책로를 일반에 공개했다.
 
주기도문을 주제로 한 설치예술 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하고 스토리텔링화해, 숲길을 따라 걸으며 주님이 가르쳐준 기도문을 깊이 있게 묵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22일 양평을 찾아 만난 송길원 대표는 "예수님의 수훈 가운데 평지수훈과 산상수훈이 있다"면서 "산상수훈은 말 그대로 산 위에서 전하셨다는 것이며, 주기도문은 산상수훈의 한 중앙에 있는 보석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을 벗어나 주기도문을 묵상하며 깊은 영성의 길을 걸어보자는 의미로 산책로를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목사는 "루터와 얀 후스 등 종교개혁가들은 당시 하나님 나라가 왜곡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주기도문에서 해법을 찾았다"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강해해냈던 주기도문을 다시 한번 되세기는 것은 아주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설치 예술로 더 깊어 지는 묵상길

길 입구 돌계단을 오르는 것이 첫 출발이다. 루터가 할아버지인 하이네의 석방을 위해 계단을 기어 올라가면서 28번이나 주기도문 기도를 드린 것에서 모티브를 땄다. 이 길을 찾은 크리스천들이 계단을 오르며 루터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자는 취지다.  
 
각국의 언어로 써낸 7개의 주기도문 비석도 순례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 잡는다.
 
또한 돌을 깎아 만든 <호모 파티엔스>작품도 눈에 띈다. 호모 파티엔스는 명사로는 '환자', 형용사로는 '견디다'의 의미를 갖고 있다. 슬픔에 빠져 얼굴을 감싼 사람을 형상화 하고 있는데 힘들더라도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내다 보면 주님이 내 눈물을 헤아리신다는 믿음이 반영된 작품이다.
  
<송영의 십자가>는 주기도문 산책로의 하이라이트다. 도예가 윤석경 집사는 높이 5미터, 가로 3미터의 형형색색 대형 도자기 십자가를 만들어냈다. 기독교 신앙과 연결되어 있는 천여 개의 모양을 하나하나 흙으로 빚어 말리고 1250도가 넘는 불 속에서 구워내 단단히 붙여냈다.
  
산 위에 우뚝 솟은 대형 십자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을 전한다. 도예가가 6개월을 오롯이 붙들어 제 형상을 갖춘 십자가는 가을 햇살과 만나면서 더욱 빛났다. 게다가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북한강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름다운 마을의 풍경은 세상 속에 지친 묵상객의 피로를 씻어주기 충분하다.
 
주기도문 산책로 해설가 박웅희 목사는 "<송영의 십자가>는 예술가 윤석경의 신앙의 집합체"라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두 팔을 벌려 힘차게 포옹해주는 느낌의 십자가를 통해 순례객들이 힐링과 평안을 경험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자리를 소중한 주기도문의 정신으로 채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2.1Km의 길은 평지보단 비탈길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 걸음 한걸음 천천히 걷다 보면 무거웠던 마음은 사라지고 151자의 주기도문이 알알이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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