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해마다 900만명 이상이 환경오염 때문에 일찍 숨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의학저널 랜싯이 후원하는 랜싯 환경오염·보건위원회는 2년간의 연구 끝에 이런 결론을 도출한 보고서를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위원회는 오염원 가운데 매년 650만명을 조기사망으로 이끄는 대기오염이 가장 흉포하다고 지목했다.

이외에 수질오염은 180만명, 사업장 내 노출 공해는 80만명, 납 중독은 50만명의 조기사망자를 해마다 내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해 관련 조기사망자의 다수(92%)는 소득수준이 낮거나 중간에 이르는 국가들에서 광범위한 질환과 함께 나타났다.

산업화 중인 몇몇 신흥국에서는 사망원인의 4분의 1이 공해와 관련이 있었다. 최악의 사례는 환경오염에 따른 조기사망자가 각각 250만명, 180만명에 달하는 인도와 중국으로 지적됐다.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필립 랜드리건 뉴욕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대 교수는 “보건, 경제,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오염은 그동안 국제지원, 국제보건 의제에서 간과돼왔다”고 주장했다.

빈국에서는 환경오염과 연관된 사망이 전체 보건지출의 7%를 차지했다. 이로 인한 조기사망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이 2%까지 감소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는 보건지출의 해당 비율이 1.7%, GDP 손해분이 0.5%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사망 원인 가운데 단연 으뜸으로 지목된 공기오염은 실내와 실외를 가리지 않았다.

차량과 산업체에서 대기에 배출하는 유해가스뿐만 아니라 난방과 요리를 위해 집안에서 태우는 연료도 조기사망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오염공기 노출은 심장병, 뇌졸중, 폐암, 만성폐쇄성질환 등 전염성이 없는 질환으로 이어졌다. 수질오염은 주로 전염병을 불렀다.

사업장 내 공해는 염색공장 노동자들의 방광암, 석면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폐암과 중피종처럼 다양한 범위에 비전염성 질환으로 연결됐다.

보고서는 공해로 인한 사망, 와병의 부담이 거대하지만 최근 수십 년간 전체적인 피해 규모에는 변동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난한 이들이 공해에 더 큰 위협을 받는다는 점은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 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고서의 저자인 카티 산딜랴 미국 환경단체 ‘퓨어어스’ 대표는 미국 뉴욕시에서 버스 정거장 가까이에 거주하는 빈민층, 이탈리아 로마에서 납 광산 근처에 사는 코소보 난민 등을 예로 들었다.

산딜랴는 “환경오염, 빈곤, 저질적인 보건, 사회적 불평등이 깊이 서로 연관돼있다”며 “가장 취약한 사람들, 가장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자주 피해자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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