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3만 명 시대를 맞은 한국사회. 비록 지금은 미국과 북한 간 강경 대립으로 인해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통일 한국과 통일 후 사회통합을 위해 준비하는 움직임들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 분야에 있어서 남북한 통합교육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마련됐다.
 
▲'북한 교육방법의 특징과 통일 대비 교육방법론 연구'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리타 니콜라이 교수가 발제 내용을 열심히 적고 있다.ⓒ데일리굿뉴스

"통일 독일, 자유민주주의 서독의 제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독일은 통일 이전에 서독에 입국한 많은 탈동자들이 있었지만, 서독에서는 그들을 따로 모아 교육하거나 그들을 통해 통일 이후의 교육을 준비하지 못했었다. 미리 준비했더라면 통일 이후 사회통합을 이루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통일 후 사회통합을 위한 준비를 잘 할 수 있길 바란다"
 
2015년 10월 독일 가우크 대통령이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를 방문해 한 말이다. 여명학교 이흥훈 교장은 19일 서울 중구 티마크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북한 교육방법의 특징과 통일 대비 교육방법론 연구' 세미나에서 이를 소개하며 '통일교육 세미나'의 개회사를 전했다.
 
여명학교는 매년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과 '통일교육 세미나'를 공동주최하며 통일 이후 남북한 교육통합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별히 이번 세미나는 독일 베를린 품볼트 대학의 리타 니콜라이 교수가 참석해 통일 이전과 이후의 독일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니콜라이 교수는 "통일 이후 독일이 교육 제도를 결정할 때 고려한 세 가지의 키워드, 즉 유연성, 실용주의 그리고 가치 존중에 대해 가장 강조하고 싶다"며 "서독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였고 경제적으로도 더 부유했지만, 통일 독일은 서독의 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독과 서독의 교육 관계자들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떤 제도가 보다 바람직할지 고민했다"며 "반드시 필요하다고 서로 공감대가 형성된 제도들을 도입하니 사회 통합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독일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탈북민 출신의 여명학교 교사의 발제도 진행됐다. '북한 교육방법의 특징과 통일 준비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이심일 교사는 실제 사례를 통해 남북한 교육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 교사는 "일례로 여명학교에서 국어시간에 아이들에게 '해바라기'라는 시문을 주며 글짓기를 하라고 했더니, 북에서 온 한 학생이 '우리는 대원수님을 태양으로 모시고 오직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겠습니다'라고 글을 썼다"며 "이처럼 북한의 학교 교육은 일방적이며 거의 세뇌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한이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이 겪을 충격과 혼란은 매우 심각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최측은 "독일은 우리보다 앞서 평화적 통일을 이뤄낸 국가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될 통일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독일의 여러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추상적인 논의가 아닌 통일사회를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