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자니 일자리가 없고, 공부를 하려니 돈을 벌어야 하는 게 요즘 20대의 처지다. 청년·대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금융 실태조사 결과 非학생 5명 중 1명은 실업 상태, 대학생 4명 중 1명은 임시 일용직으로 일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 비학생 5명 중 1명은 실업 상태, 대학생 4명 중 1명은 임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연합뉴스


非학생 20%가 실업, 대학생 25%가 임시·일용직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와 함께 조사한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19∼31세 남녀 1천700명을 상대로 지난 5월 29일∼6월 23일 약 한 달간 이뤄졌으며, 대학생과 비(非)학생이 각각 850명이다.


조사 결과 학업 중이 아닌 비학생은 약 5명 중 1명(19.7%)이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실업률은 9.2%로, 이는 전체 실업률(3.4%)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대학생은 4명 중 1명(26.6%)이 학업 시간 외에 일을 한다고 답했으며, 그 중 95.1%가 임시·일용직으로 일했다고 답했다. 대부분 용돈·생활비 마련이 목적이었다.


학생이든 아니든 4명 중 1명은 부모와 독립된 주거를 꾸렸다. 주거 형태는 월세 51.0%로 가장 많았고, 기숙사(19.5%,) 전세(13.6%) 자가(11.0%)가 그 뒤를 이었다.


독립한 청년들의 경우 주거비가 전체 지출의 약 20%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의 경우 월 31만1천 원, 전세 부담액은 월 환산 15만1천 원이다.


대학생의 월 평균 수입은 50만1천 원, 지출은 102만2천 원이다. 주요 수입원은 용돈·아르바이트, 지출은 등록금 등 교육비와 생활비다.
 

비학생은 월평균 157만6천 원을 벌어 89만3천 원을 썼다. 대학생과 비교하면 흑자 살림이지만, 60% 이상은 생활비나 취업준비자금 등으로 돈 부족을 호소했다.


이 때문에 비학생은 5명 중 1명(20.1%)이 금융권 등에서 돈을 빌렸다. 대출금은 평균 1천303만 원이다.


대학생은 10명 중 1명 이상(12.5%)이 대출을 경험했다. 주로 학자금 때문이었다. 대출금은 평균 593만 원이다.


비학생 대출 경험자(850명의 20.1%, 171명)와 대학생 대출 경험자(850명의 12.5%, 106명)를 더하면 전체의 약 16%인 277명이다.


청년들은 수입 규모가 작은 데다, 그마저도 일정치 않은 탓인지 대출을 연체하기 일쑤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6월 말 신용정보원 조사에서 청년층 중·장기 연체율은 4.9%로 추정됐다"며 "이번 조사에서 3개월 이상 중장기 연체 경험률이 2.9%로 나타난 이유는 청년들이 연체를 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체를 경험한 청년 3명 중 1명(32.3%)은 이른바 '신용불량자'인 금융 채무불이행 등록을 겪었다.


금융위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저소득 가구 청년층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학금 확대 △학자금 대출 지원 조건 개선 △생활비 대출 지원 △임대주택과 기숙사 확충 등의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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