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복음주의 루터 교회가 성 중립적 단어로 하나님을 불러야 한다고 규정했다. 

스웨덴의 복음주의 루터 교회가 목회자들에게 하나님을 언급할 때 '그(He)' 혹은 '주님(Lord)'란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복음주의 루터교회가 30여 년간 사용하던 교회 핸드북에서 '그', '주님'의 단어사용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핸드북은 교회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예배 순서, 찬송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스웨덴 복음주의 루터교회가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게 된 배경에는 올해 상반기 박스 오피스에서 큰 성공을 거둔 기독 영화 '오두막'의 흥행이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251명의 회원이 8일간 회의를 진행하는 '루터교 정책 결정기구 회의'에서 결정됐으며, 내년 5 월 20 일 (오순절)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65km 정도 떨어진 웁살라 도(道)에 본부를 두고 있는 복음주의 루터교는 여성 주교인 안트예 약켈렌이 이끌고 있다.

안트예 약켈렌 주교는 "토론 결과 성직자들이 1986년 이후부터 예배시간에 남성 명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학적으로 봐도 하나님은 인간의 성과 무관한 위대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나님은 결코 인간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결정이 기독교의 교리를 훼손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크리스터 팔름블라드(룬드대학 신학 교수)는 덴마크 언론 <크리스텔릭트 다그블라드>와의 인터뷰에서 "이 결정은 기독교가 추구하는 삼위일체와 공동체 교리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웨덴 교회가 일반적인 신학적 전통을 무시하는 교회로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웨덴은 전체 인구 천만 명 중 610만 명이 기독교를 믿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많은 사람이 명목상 기독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매체 <더 로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만 명의 사람들이 기독교를 떠났으며, 이 배경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교회연구 분석가 페르닐라 존슨은 "성도들은 교회가 사회 안에서 문제가 되었을 때,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교회도 역시 성도를 '출석 교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이유로 성도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말했다.

스웨덴 교회는 지난 2015년 동성결혼을 축하하며 세계 첫 레즈비언 주교 에바 브루네를 선출해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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