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서해안 기름유출 방제 작업에 80만 명의 교인이 참여할 정도로 사회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한국교회의 봉사활동을 바라보는 국민 인식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봉사활동을 전도 도구로 삼는 행위에 대한 비호감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강제성과 권위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교봉이 최근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국민들은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 개신교가 천주교보다 진정성 면에서 안 좋은 인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굿뉴스
 
 봉사활동 많은 개신교, 천주교보다 국민인식 안 좋아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이하 한교봉)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회의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교회의 사회 봉사 이미지를 파악하고, 한국교회가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봉사 활동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을 두고 있다.
 
손인웅 목사(한교봉 상임고문)는 한국교회가 하나되기 위해선 섬기는 일을 실천해야 함을 역설했다.
 
손 목사는 "그동안 여러 가지 노력을 해봤지만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예수님의 뜻을 따라 순수하게 봉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걸 느껴왔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독교(개신교)가 가장 많은 봉사를 하고 있지만, 그 진정성에서는 천주교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종교'에 대한 질문에 개신교라는 응답이 29.2%로 가장 높았으며, 천주교(20.2%)와 불교(3.8%)가 뒤를 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진정성 있게 하는 종교'에 대한 질문에는 천주교라는 응답이 29.3%였으며 개신교가 13.0%, 불교가 6.5% 순이었다.
 
두 응답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은 봉사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종교는 개신교(천주교의 1.5배)라고 인식하지만, 봉사의 진정성 면에서는 천주교(개신교보다 2배 이상)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모순적인 조사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개신교의 봉사활동에 대한 비호감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봉사활동을 전도 수단으로 삼아서'가 65.2%로 가장 많았으며, '보여주기 식으로 활동해서'가 24.7%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조흥식 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과)는 "한국교회가 봉사활동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이런 활동이 전도의 수단으로만 이용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를 위해 한국교회의 '제대로 된 사회봉사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할 때 성령의 도움과 민주주의의 방법을 존중해야 한다"며 "폭력이나 강제성, 권위주의, 무책임성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 단순한 봉사 이상의 전문적 기술과 능력을 갖춰 활동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배양하도록 교회의 자원과 조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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