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열리고 있는 한 설치미술 전시회에 지하디스트 테러리스트의 초상화가 등장해 독일과 프랑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등과 같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열린 전시회에 테러리스트의 초상화도 함께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언론과 온라인서 비난 쏟아져
 
AFP 통신에 따르면 덴마크의 예술공동체 '호랑이의 다른 눈' 주최 <순교자 박물관> 전시회에는 생전 굳센 신념을 고수하다 숨진 20명의 인물 초상화가 간단한 약력과 함께 전시돼 있다.
 
전시회는 지난달 29일 베를린 쿤스트크바티어 베타니엔 아트센터에서 1주일 예정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에는 알제리계 지하디스트로 2년 전 130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연쇄테러 가담자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가 포함돼 있다.
 
2015년 발생한 이 연쇄 테러 당시 모스테파이는 다른 테러범 2명과 함께 바타클랑 극장에서 폭탄테러를 벌여 90명을 숨지게 했다. 그의 초상화 옆에는 바타클랑 입장권이 전시돼 있다.
 
킹 목사와 나란히 전시돼 있는 또 다른 인물도 있다. 그는 바로 모하메드 아타. 아타는 2001년 911동시다발 테러 당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를 충돌할 때 조종사 역할을 했던 테러리스트다.
 
이 전시회를 둘러싸고 독일과 프랑스 언론 및 SNS 에서는 분노가 들끓고 있다. 베를린 주재 프랑스대사관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테러리스트들을 전시회에 올린 것은 '무척 충격적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프랑스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예술 창작품의 자유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지만 순교와 테러 사이의 혼돈에 대해서는 강력히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주최 측은 전시회를 옹호하고 나섰다.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폭력과 테러를 비난한다"면서도 "이번 전시회는 '순교'라는 용어 사용을 좀 더 넓게 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시된 모든 순교자는 국가와 종교 또는 단체에 따라 정해졌을 뿐 예술가들이 그 어떤 순교자들도 지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시는 이번 전시회가 시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시는 "전시회를 후원하지 않았으며 그 어떤 재정적 지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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