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이단 대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신천지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교세를 확산시키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하나님의교회, JMS의 공격적인 포교에 대한 대응도 절실한 상황. 이와 관련 한국교회 이단 대처의 최일선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회장 진용식 목사를 만나, 신천지 피해의 실태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회장 진용식 목사를 만나 신천지 피해의 실태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데일리굿뉴스
 
-신천지 교세, 얼마나 급증하고 있나?
 

2011년까지 1년에 1만 명씩 늘었고 2012년, 2013년 들어서 2만 명씩 늘고 있는 추세다. 지금은 무교인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기독교인이다. 정통교회에서 뺏긴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한상협)에 올해 이단에서 회심한 사람들은 얼마나 되나? 그리고 가장 많은 상담이 들어오는 단체는 어디인가?
 
한상협에 속한 13개 상담소에서 1년에 각각 평균 30명~50여 명이 이단에서 회심한다. 전체 총합을 하면 390여 명에서 600여 명 규모다. 적어도 3일에서 7일 이상을 이단 교리 반증 교육을 듣고 정통교회로 돌아온 숫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들을 위한 후속 조치를 하는 데 4개월 정도가 걸린다. 이단에 한번 빠지면 그를 정통교회로 회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30여 명이 돌아오는 것도 큰 숫자다.
 
가장 상담이 많이 들어오는 단체는 여전히 신천지다. 두 번째는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일명 하나님의교회(일명 안상홍 증인회)였다. 지금은 순위가 바뀌었다. 기독교복음선교회(일명 JMS)가 두 번째다. 세 번째는 안상홍 증인회다.
 
-회심하는 교인들을 위해 이단상담 사역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단에 대처하기 위해 한상협은 상담사 자격증 과정을 개설했다. 총신대학교에서는 5~6년, 목원대학교에서는 이제 2년이 돼 간다. 2년 과정을 마치면 한상협이 발급하는 자격증을 받게 되고, 그 후에 상담소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상담소가 전국적으로 많이 생겨서 이단에 용이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 상담소가 없는 대구·경북과 강원 지역의 경우 신천지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상협에서는 일년에 2회 정도 이단상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세미나를 통해 동기부여를 받은 분들이 이단 상담을 공부해서 전국에 상담소를 세우고 이단에 대처하도록 한국교회를 돕는 일을 지속할 계획이다.
 
-유사종교피해방지법 제정 촉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능성은 있나?

 
정부와 사이비 종교의 유착 관계를 감시하고 입법부가 유사종교피해방지법과 사이비종교특별법을 제정하도록 사단법인을 만들어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사종교피해방지대책범국민연대를 11월 18일 발족했는데 이 단체의 법인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에 법안이 제출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법안이 마련되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신천지 후계구도의 선두주자 김남희 원장이 축출됐다. 신천지의 후계 구도, 어떻게 예상하는가?
 
김남희 원장을 배도자·반역자라고 하며 내보낸 것은 신천지로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후계 구도에 있어서 큰 문제와 혼란은 필연적이게 됐다. 신천지 후계자로는 양아들 이OO, 베드로 지파장 지재섭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만희 교주 건강 상태는 어떤가?

1931년생, 한국나이로 이제 88세가 돼 간다. 건강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만희 교주의 사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새로운 교리를 만들 것이다. 이미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게 '모세와 여호수아론'이다. 모세는 출애굽을 시켰으나 가나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고, 여호수아가 그 뒤를 이었다. 이만희 교주를 모세로, 후계자를 여호수아에 비유하는 것이다. 지금도 신천지 신도들은 이만희 교주가 절대 죽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교주 사후 충격을 줄이기 위해 교리변개 작업을 할 것이다.
 
-공인되지 않는 이단상담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가?
 
이 문제도 심각하다. 이단에 있던 사람을 돌아오게 하는 일은 한상협이 최초로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돌아오고 간증을 하니 여러 곳에서 상담소가 생겨났다. 그러나 실제로 이단에서 개종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한상협에서 상담 받으러 오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데서 상담이 되지 않아서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상담이 더 어려워진다. 회심시키기가 더 어렵다. 내성이 생겨서다. 이단 상담을 하려면 교육을 제대로 받은 후 해야 한다.
 
-이단들이 전략적으로 포교하는 대상이 청년들이라고 들었다.
 
신천지, 구원파, JMS가 가장 타깃으로 삼는 사람들이 청년 대학생이다. 학교를 학업 때문이 아니라 포교를 위해 다니는 이단 신도들이 많다 보니 학교에서 미혹되는 신도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시기가 대학에 합격한 고3, 재수생들이다. 내년 3월에 입학할 때까지 가장 많이 미혹된다. 선배라고 하면서 성격·행동 유형검사, 미술심리치료, 도형그리기, 우울증·스트레스 테스트, 애니어그램, MBTI 검사, 힐링 스쿨, 각종 설문, 5분 스피치 평가를 하자고 하고, 각종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라고 미혹한다. 신천지 영상을 보면 수능을 보고 입학하기까지 경기권에서 3천여 명을 섭외했다는 보고를 하는 장면도 있었다. 교회에서 수능 본 학생을 잘 관리하고 지도해야 한다.
 
-이단대처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교회 밖에서 검증되지 않은 성경공부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신천지 성경공부를 할 때 사람들이 신천지인지 모르고 참여한다.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일년에 10만 명 정도에 달한다. 공부 과정에서 신천지인지 파악하고 떨어져 나간 사람이 8만명이 되고 그 중 2만 명은 신천지에 빠진다.
 
신천지 신도들은 극도의 경계심을 뚫고 상대가 신천지식 성경공부를 하도록 훈련된 사람들이다. “우리 YMCA에서 활동하는 간사야. 이상한 사람들 아니야, 신천지 같은 이단에서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성경공부를 해서 문제야!”라고 말하며 성경공부 대상자를 안심시킨다. 교회 밖에서 진행하는 성경공부를 경계심 없이 참여 하다가는 이단에 빠진다.
 
둘째, 교회에서 이단대처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나는 세미나를 갈 때 중고등부까지 꼭 참석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 중고등부 시절부터 이단에 철저하게 경계할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단에서 돌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교회가 이상하게 보지 말고 따듯하게 대할 뿐 아니라 그 사람들이 이단 교리를 빼내는 교육을 받도록 도와야 한다. 상담을 해서 회심을 하고 나면 간증을 하고 어떻게 돌아오게 됐는지 공개를 하면 오히려 교회의 검증을 받고 교회 정착이 가능해진다. 
 
셋째, 이단 전문 서적을 읽어야 한다. 미리 이단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 성도들이 이단에 안 빠진다. 특히 학생들이 책을 미리 보면 좋겠다. 예를 들면 신천지나 하나님의교회에 대해 비판한 책을 미리 읽어본 사람은 외부에서 미혹이 와도 안 넘어가게 돼 있다. 교회가 성도들에게 이단 비판 서적을 읽도록 잘 안내했으면 좋겠다.
 
진 목사는 이단에서 빠져나온 성도들에 대한 '재교육'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썩었다', '한국교회 목사는 개다' 이런 인식이 깊이 박혀 있어서 재교육을 받지 않으면 정통교회로 돌아오기가 어렵다는 것. 지역교회들이 이단상담과 재교육 등 구체적인 노력들을 실천하는 것이 새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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