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 열풍이 가히 하늘을 찌를 기세다. 그만큼 직장인뿐 아니라 청소년, 주부, 노인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의 투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 열풍이 가히 하늘을 찌를 기세다.ⓒ데일리굿뉴스

하루 24시간 거래되며 순식간에 수십 퍼센트씩 가격이 오르내리는 이 가상 화폐는 이미 한국에서 수많은 ‘비트코인 폐인’을 양산하고 있다. 그래서 가상화폐 세계 1위에 대한민국이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하루 최대 6조원씩 거래되는 투자 대상의 가격이 갑자기 폭락하면 경제적 파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발행주체도, 보증 기관도 없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인한 고민은 ‘투기 광풍’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는 ‘블록체인’이라는 가상 화폐의 핵심 기술 때문이다.

가상화폐 거래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개인간 거래 정보가 중앙 서버 대신 모든 참가자의 네트워크에 공유되는 ‘분산형 거래 장부’를 의미하며,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트코인에 금융이나 거래 측면에서 혁신인 측면도 없지는 않다”는 김동연 경제 부총리의 말이 이를 잘 대변할 수 있다.

비트코인 열풍과 우려

사실 비트코인은 시장에서 유통 거래가 이뤄지는 화폐가 아닌 말 그대로 ‘가상(假想)’에 불과하다. 그만큼 암호 화폐로 결제되는 상점도 별로 없는데다 극심한 널뛰기식 가격변동 측면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돈이 아닌 단순히 ‘디지털 상품’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희소성’이라는 이유로 가상화폐 값이 급등하고 있다. 발행총량이 2,100만개로 정해진 비트코인은 나중에는 결국 품귀현상을 빚게 되고 화폐라기보다 금과 같은 희귀자산에 가깝게 된다. 당연히 투기심리가 작용하게 되고 그만큼 ‘묻지마투자’ 열풍으로 비트코인의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게 된다.

미국의 자산관리 및 투자자문 전문회사 LDJ 캐피털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드레이크는 “비트코인의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제한된 거래량으로 인해 가격은 계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일부 해외 투자자는 희소성과 활용가치에 근거해 코인당 1,000만원을 넘어 1억 원이 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나온다. 21세기 판 ‘튤립 버블현상’을 연상시킨다는 비관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한다.

여기에 최근 비트코인 거래소 빗썸에서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3만 6,487건의 개인정보가 외부에 유출됐다. 또 세계적인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피넥스(Bitfinex)가 해킹·접속장애로 투자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기도 했다.

우리의 금융감독 당국과 정부 관련 부처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상화폐 거래를 금융업으로 포섭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지난해 11월 28일 국무회의에서 "비트코인이 투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왜곡현상이나 병리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관련 부처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또한 사실상 ‘위조지폐’라고 비트코인을 평가절하 하는 전문가들은 ‘헬조선’이라는 표현이 만연할 정도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20·30대가 비트코인을 ‘흙수저 탈출구’로 여긴다는 것을 심각하게 지적했다. “희망 없는 사회에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탕주의가 만연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미래 디지털 금융시장 선도할 기회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새 기술이 규제 때문에 싹이 잘릴까 걱정”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규제에 반대목소리를 냈던 고려대 인호 교수(컴퓨터공학과)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한 첫 번째 시제품”이라고 설명한다.

인 교수는 블록체인 초창기인 지금은 비트코인만 화제가 되고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이 블록체인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임을 강조한다. 그런 만큼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 상황을 한국이 미래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규제 대신 지난해 5월 유럽의회가 비트코인에 ‘불간섭주의’를 권고한 것을 우리의 대안 사례로 제시했다. 즉 우선 가상화폐 거래소의 자체 규율에 맡기고 당국은 세밀하게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딤전 6:10)라고 했다. 또 야고보 역시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약 1:5)고 강조했다. 가상화폐의 유행 이면에는 어쨌든 물질 만능주의 요소가 스며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의 비트코인 열풍에 휩쓸리기보다 냉정히 현실을 살피고 투기의 목적으로 가상화폐에 올인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비트코인(Bitcoin)이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 화폐이다. 화폐 단위는 BTC로 표시한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개발해 2009년 1월 프로그램 소스를 배포했다. 중앙은행이 없이 전 세계적 범위에서 P2P(인터넷으로 다른 사용자의 컴퓨터에 접속해 각종 정보나 파일을 교환·공유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 방식으로 개인들 간에 자유롭게 송금 등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비트코인은 지갑 파일의 형태로 저장되며, 이 지갑에는 각각의 고유 주소가 부여돼 그 주소를 기반으로 비트코인의 거래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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