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교 목사 ⓒ데일리굿뉴스

“1987년 10월부터 청소년 선도를 선교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며 촉법소년(觸法少年·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들의 선교를 위한 공동체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6년 현 강북구 수유동 1-53호로 이전하면서 ‘성인 부랑인복지시설’로 신고·운영하게 됐으며 지난 2013년 7월 노숙인시설로 재신고 후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에서 노숙인들 재활을 돕는 겨자씨들의 둥지 대표 양재교 목사. 양 목사가 운영하는 겨자씨들의 둥지는 현재 9인 미만의 노숙인들을 담당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서울 동북권역인 강북구와 도봉구, 노원구에 노숙인 시설이 없어 현재 이 지역 11명의 노숙인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추위가 심한 한겨울에는 14명까지 함께 기거한다. 따라서 서울 동북권 지역의 노숙인들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겨자씨들의 둥지’라고 이름은 ‘씨앗 중에 가장 작은 씨앗에 불과한 겨자씨이지만 나중에는 공중의 새들이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따왔다. 즉 사회에서 필요한 구성원으로 취급되지 못하는 노숙인이라도 자활을 통해 사회에서 꼭 필요한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아가도록 하는 양 목사의 의지를 담은 이름인 것이다.

그런 만큼 둥지는 단순히 추운 겨울 노숙인들의 보호에만 그치지 않고 이들이 자활을 통해 사회에서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경기도 양주시 일대에 둥지 자활농장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연천에서 노숙인 자활자립을 위해 마련했던 이 자활농장은 2014년 서울시 지원으로 양주시 백석읍 방성리 421-2로 이전해 양 목사와 노숙인들이 경동시장 한약단지에서 수거한 한약부재료와 쌀겨, 비지 등 무항생제로 직접 토종닭을 키우고 있다. 이렇게 키운 토종닭과 유기농 달걀을 판매하고, 산부추 등의 특용작물과 멕시코 감자 얌빈 등을 재배해 그 수익금을 자활농장 참여 노숙인들에게 재분배한다.

이처럼 둥지농장의 생산, 관리, 판매 등의 원활한 소비를 위해 향후 지역 안에 ‘협동조합체제’를 운영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이렇게 사업 수익의 착한 분배로 노숙인들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시켜나갈 방침이다.

 ▲겨자씨들의 둥지 노숙인들이 새벽거리청소를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아울러 매일 오전 6시30분 수유동 1번지와 134번지 일대 도로변 및 골목길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새벽 거리청소 봉사활동’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근 지역 주민들과 노숙인들의 건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돕고 있다. 덕분에 노숙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기도 했다.

양 목사에 의하면 그동안 둥지를 거쳐 간 노숙인만도 14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다수가 사회에 정착해 열심히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양 목사는 이들 중 현재 중식당 주방장으로 일하면서 새로 가정을 꾸미고 교회에 출석하는 한 노숙인의 사례를 소개하며 자신의 사역에 큰 보람과 힘이 된 열매라고 소개했다.

양 목사는 2018년 새해에는 공동생활가정 2호점을 조성해 노숙 생활인들이 보다 책임 있는 가정의 주인으로 돌아갈 것을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더 많은 거리의 형제들이 하나님의 긍휼을 체험함으로 함께 믿음생활을 해나가도록 인도할 작정이다.

양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서로의 약점과 허물을 보는 것보다 작으나마 모두에게 남이 있는 장점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오늘은 용기와 희망을 말하고, 내일에 대한 꿈을 공유하는 따뜻한 시각이 한국교회 성도들로부터 시작되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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