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함에도 웃음을 짓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 11월 대한민국 사상 최악의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주민들이다. 지금도 계속되는 여진으로 불안감을 안고 있는 포항지역 교회들을 방문했다.
 

▲흥해제일교회는 포항지역교회 가운데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곳곳에 그날의 상처가 남아있다.ⓒ데일리굿뉴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을 휩쓸고 간 규모 5.4의 지진은 많은 포항 지역 주민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생전 처음 겪어본 최악의 지진에 포항 시민들은 공포감에 질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포항지역의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벽이 와르르 무너져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는 어느 정도 수습이 된 상태다.

하지만 90여 차례의 여진으로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 2월 11일 새벽에 일어난 4.6 규모의 최대 여진은 지진의 상처가 점점 아물어 갈때쯤 다시 불안감을 가져다 줬다.

흥해제일교회 정언용 담임목사는 "새벽예배를 막 드리려고 할때 쯤 여진이 왔다"며 "느끼기는 상당히 크게 느껴졌는데 땅속 깊은 곳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리고 흔들림이 굉장히 심했다"고 새벽 여진의 상황을 말했다.

흥해제일교회는 포항 교회들 중에서 피해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건물 곳곳이 갈라지고 벌어져 수리가 시급했다. 수리비용만 3천만 원이 들었을 만큼 피해가 상당했다.

점차 잦아들었던 여진의 강도가 다시 크게 일어나면서 포항 주민들은 설 명절을 맞았지만 반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진피해를 입은 성도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포항지역 대부분의 교회들도 명절을 평소와 같이 무난하게 보낼 계획이다.

지진으로 인해 많은 포항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지만 교회 목회자들 가운데서도 사택과 교회가 안전진단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아 이사를 해야만 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흥해침례교회 안완수 목사는 교회도 교회지만 사택 완파 판정으로 이사를 해야만 하는 피해를 입었다. 교회내부 갈라진 벽 앞에서 설명하는 안 목사. ⓒ데일리굿뉴스


흥해읍의 좋은교회 조강혁 담임목사는 교회를 개척한지 2~3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진으로 건물 곳곳이 지진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특히 조 목사의 사택은 정부의 안전진단 평가에서 완파 판정을 받아 지진이후 바로 이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흥해침례교회의 안완수 담임목사도 여진으로 안전진단 등급이 내려가 지난해 12월 31일 이사를 결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렇듯 지진이 일어난지 3개월이 지났지만 포항지역 교회들은 계속되는 여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을 위한 한국교회 성도들의 지속적인 기도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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