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빚이 지난해 1,45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금리인상 본격화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가 급히 브레이크를 걸면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소득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가파른 현상을 보였다.
 

▲한국의 가계빚이 지난해 1,45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의 90%가 넘는 가계빚 수준은 저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으로, 민간 소비 위축과 금융안정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4/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450조9천억 원으로 2016년 대비 108조4천억 원(8.1%) 증가했다.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인 가계신용은 한국은행이 지난 2002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금액이다.

국내총생산(GDP)의 90%가 넘는 가계빚 수준은 저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으로, 민간 소비 위축과 금융안정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370조1,000억 원으로 1년 새 100조3,000억 원(7.9%) 증가했다. 또 예금은행은 43조3,000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증가액이 각각 21조6,000억 원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 강화와 주택 매매 감소 등으로 증가폭이 전년(40조8,000억 원)의 반토막 났다.

반면 기타대출은 12조9,000억 원에서 크게 늘어 역대 최대였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은행 대출(5조5천억 원)은 신용대출이 늘어나는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 주택거래와 입주 관련 부대비용 수요, 월세·상가 임대료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화폐 투자 여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은행예금기관인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은 가계대출이 22조6,000억 원 증가했다. 정부의 리스크관리 강화로 전년(42조6,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0조8,000억 원, 기타대출은 11조8,000억 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수치만 놓고 본다면 전반적으로 모든 신용대출액이 늘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입주물량이 많았던 점 등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