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가 인촌 동상에 '친일 청산'이라는 대자보를 게재한 모습.(사진제공=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페이스북)

"설립자 친일 행적 청산해야"vs"대응할 생각 없어"

제99주년 3.1절을 앞두고 대학가에서는 친일행적이 드러난 설립자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인촌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라는 성명을 냈고,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도 설립자 김활란 박사의 동상 앞에 친일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다시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3일 고려대학교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의 서훈을 56년 만에 박탈했다. 이에 고려대 총학생회는 "민족을 저버리고 일제에 동조한 죄는 그 어떤 업적으로도 가려지지 않는다"며 "학내 동상을 철거하고 인촌기념관의 명칭을 변경하는 등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3월 개강 직후 기자회견 등의 방식을 통해 본격적인 철거 운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또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화여대 등 다른 대학과 연대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 세우기 프로젝트 기획단'도 3월 개강과 동시에 김활란 동상 앞에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세울 방침이다.

기획단은 지난해 11월 13일, 관련 팻말을 설치한 바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2주 뒤 기획단에 알리지 않고 팻말을 철거해 마찰을 빚었다. 학교 측은 당시 홈페이지를 통해 "교내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아 팻말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학교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철거 요구를 해오면 교내에서 논의를 해보겠지만, 아직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도 "다른 학교 동성들과 달리 김활란 동상에는 '초대총장 김활란 박사상'이라는 설명 밖에 없다"며 "굳이 동상을 철거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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